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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이라 부를까? 소형이라 부를까?

  • 기사입력 2010.11.04 23:16
  • 기자명 이상원
현대자동차가 오랜만에 소형차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았다. 지난 2005년 베르나를 내놓은 지 꼭 5년만이다. 베르나는 그동안 트랜스폼 등 부분 변경모델들이 나왔지만 갈수록 쪼그라드는 국내 소형차시장의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했다. 덕분에 베르나는 이번에 신형모델로 바뀌면서 아름마저 옛 이름인 엑센트에 내주게 됐다. 현대차가 11년 동안 묻혀져 있던 엑센트라는 이름을 꺼내 든 이유는 해외시장에서의 차명 통일과 소형차 붐을 다시한번 일으켜 보기 위한 것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엑센트의 가격설정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국내에서 소형차시장이 쇠락한 이유는 소형차에 육박하는 경차의 등장과 엔트리차종이 준중형으로 상향 조정된 것이 주된 이유다. 즉, 경차와 준중형급 모델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만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신형 엑센트 역시, 경차와 준중형차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름의 강점이나 특색을 갖춰야만 한다. 신형 엑센트는 이러한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반영이 돼 있다. 준중형급 못지않는 성능과 사이드커튼에어백, 후방주차보조시스템 등 첨단사양들이 기본으로 적용됐고 실내 마감재 역시 소형차급에서는 보기 힘든 고급 재질들이 사용됐으며 연비는 경차 수준에 육박한다. 신형 엑센트는 1.4 MPI 감마 엔진(다중분사 방식). 직분사 방식의 1.6 GDI 감마 엔진에 소형차급 최초로 6단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기존의 소형차시장 외에 준중형급 시장까지 공략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1.6모델의 경우, 최고출력이 140마력, 최대토크가 17.0㎏.m, 연비가 리터당 16.7㎞로 윗그레이드인 아반떼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신형 엑센트는 기존 베르나에 비해 길이가 70mm, 넓이가 10mm 가량 커졌고 차체 높이는 15mm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이미지가 보다 날렵해졌다. 휠베이스 역시 2,570mm로 70mm가 길어졌다. 때문에 소형차 치고는 상당히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  트렁크도 깊고 넓다. 레그룸 등 실내공간은 전반적으로 꽤 만족할 만할 수준이다. 신형 엑센트 역시 쏘나타와 아반떼처럼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디자인 철학의 계보를 이었다. 현대차가 일관되게 적용해온 헥사고날 그릴과 낮은 전고와 과감한 사이드라인 적용으로 인한 스포티한 이미지가 그대로 반영됐다. 실내 인테리어도 감각적이고 잘 정돈돼 있다. 운전석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형차급에서는 보기 힘든 슈퍼비전 클러스터다. 은은한 푸른컬러 바탕에 흰색의 클러스터는 시인성이 매우 탁월하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하이그로시 재질로 인해 싼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시트 등은 인조가죽이 적용돼 착좌감이나 시각적인 만족도도 높다. 원가부담이 컸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든다.  앞좌석에는 소형차급에서는 보기 힘든  열선시트까지 적용됐다. 트렁크 여닫이가 조금 헐거운 느낌이 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다. 성능은 어떨까? 이번 시승에서는 1.4MPI와 1.6GDi등 두 종류의 차량이 준비됐다. 시승코스는 변산반도 격포에서 군산 컨트맄클럽까지 왕복 100km정도다. 먼저 1.6GDi 부터 시승을 시작했다. 엔진음은 GDi답게 묵직하다. 엑셀 페달을 밟자 힘차게 출발한다. 하지만 반응은 기대와 다르다. 변속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다소 멈칫거린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부득이 6단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을 낮은 RPM대에 맞춰 놓은 듯하다. 그러나 새만금 방조제의 직선 코너로 들어서면서 속도에 탄력이 붙기 시작한다.  시속 140km를 순식간에 넘어선다. 계속 엑셀페달을 밟다보니 소형차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더 높은 주행성능을 요구하게 된다. 서해의 강풍 속에서도 180km까지 별다른 저항없이 치고 올라간다. 이만하면 소형차급치고는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승차감은 기존 베르나보다는 조금 딱딱하게 세팅돼 있다. 실내 정숙성은 거센 바람속에서도 비교적 만족스러울정도로 조용하다. S자로 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무리없이 빠져나갈 정도로 차체 제어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최고출력이 108마력, 최대토크가 13.9kg.m인 1.4VVT엔진 장착모델은 어떨까? 앞서 타본 1.6GDi 모델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능이 크게 뒤진다는 느낌이 들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엑셀에 대한 반응이나 순발력도 상당 수준이다. 고속주행성능만 제외하면 1.6GDi와 경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신형 엑센트는 현대차가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의 다양한 고객층을 겨냥해 만든 새로운 소형차다. 성능으로 보나 사양으로 보나 세계 어떤 시장에 내 놔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차로 평가된다.  엑센트의 세계시장에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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