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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기본기 갖춰...이제야 진짜 경차 냄새가

  • 기사입력 2011.01.25 18:12
  • 기자명 이상원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7년만에 풀 체인지됐다.
 
지난 2004년 1000cc급 첫 경차로 탄생된 지 7년만에 겉모습과 엔진 등 파워트레인을 완전히 바꿨다. 사실 1세대 모닝은 경차기준이 800cc에서 1000cc로 커지면서 구색 맞추기에 급급했던 면이 강했다.
 
반면에 이번에 나온 신형 모닝은 국내 최하 엔트리급 모델의 진면목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신형 모닝은 경차는 작고 빈약한 사양과 낮은 가격대로, 경제적으로 부담을 없애 직장 여성들이나 가정주부들이 단거리용으로 사용한다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놨다.
 
취향에 따라서는 버턴시동이나 썬루프,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후방감시카메라등 중형차급 이상의 럭셔리 차량에 장착되는 최고급 사양들을 얼마든지 장착할 수가 있다.
 
실제로 사양을 분석해 보면 가장 낮은 트림인 880만원짜리 스마트에 기본으로 장착되는 사양들은 레버 조절식 아웃사이드 미러, 직물시트, 운전석 동승석  에어백, 사이드 커튼 에어백, 메뉴얼 에어컨, 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어링 휠, 파워 도어록 등이 전부다.
 
이 외에 4단 자동변속기(125만원), VDC(차체 자세제어장치)와 ABS를 결합한 VSM(52만원), MP3 CDP(20만원), 14인치 휠(20만원), 히팅 스티어링 휠, 전동접이식 아웃사이드 미러, 자동 요금징수시스템, ETCS 룸미러, 뒷좌석 6대4 분할시트를 포함한 스위트(40만원), 윈터치 세이프티 썬루프(35만원), 풀 오토에어컨, 프로젝션 헤드램프, LED 포지셔닝 램프, LED 리어램프, LED 보조제동등, 사이드 실 몰딩 등을 포함한 하이클래스(55만원), 후방카메라를 포함한 음성인식 내비게이션(100만원), 버튼 시동키, 운전석 파워 윈도우, 시트 벨트 높이 조절장치 등은 모두 옵션 사양이다.
 
이들 사양만도 기본모델 차값의 절반을 넘는 약 5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구입가격대도 준중형급 차량가격인 약 1천5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들 사양은 어디까지 선택사양. 기본기가 얼마나 충실해 졌는가가 관건이다.
 
신형 모닝의 차체 크기는 길이 3,595mm, 폭 1,595mm, 높이 1,485mm이며, 축거 2,385mm로 1세대 모닝 보다 길이가 최대 60mm, 축거는 15mm, 전고는 5mm, 늘어났다.
 
휠베이스는 GM대우 마티즈 보다 10mm가 길어졌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길어졌다는 뜻이다.
 
신형 모닝의 외관 디자인은 한층 와이드해지면서 안정감이 강조됐다. 측면은 강한 캐릭터라인을 넣어 역동성과 볼륨감을 강조했다.
 
앞면은 기아차의 다른 모델들과 같은 패밀리 룩이 적용됐고 특히, 크고 맑은 헤드램프와 LED조명이 압권이다.
 
뒷면은 세련된 리어범퍼와 독특한 리어 램프 덕분에 독창성이 돋보이긴 하지만 다소 복잡한 느낌이 강하다.
 
실내는 앞. 뒷좌석 모두 덩치 큰 어른 두 사람이 앉아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 다만 앞좌석 측면의 시트 조절장치에 손이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좁은 것은 흠으로 지적된다.
 
뒷좌석은 다리를 뻗거나 고개를 마음대로 움직여도 별반 어려움이 없다.
 
신형 모닝은 센터페시아아가 매우 단순해졌다. 7인치 와이드 내비게이션과 CD, 로터리방식의 공조시스템이 전부다.
 
클러스터는 실린더형으로 입체감과 시인성이 뛰어나다. 기존처럼 팔걸이가 적용돼 있으나 핸드 브레이크로 인해 조작이 불편한 점이 다소 아쉽다.
 
대시보드 중앙에 유광 우드그레인을 적용, 고급성을 살렸으며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매우 심플하다.
 
모닝의 트렁크 공간은 설계의 특성상 작은 손가방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작았으나 신형 모닝에서는 약간 큰 가방이 들어갈 정도로 깊어졌다.
 
수납공간은 기어노브 앞 부분에 컵홀더와 함께 마련된 공간이 전부여서 물건 수납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진룸은 주요 부분에 덮개를 씌워 깔끔하게 정돈했다.
 
성능은 어떨까?  시동 버튼을 누르자 엔진음이 묵직하면서 경쾌하다. 기존 구형 모닝의 경우, 4기통 엔진이지만 엔진음이 가볍고 다소 카랑카랑해 오래 듣고 있으면 귀에 거슬렸다.
 
엑셀페달을 세게 밟아도 역시 묵직한 음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렇다고 중형엔진에서 느낄수 있을 정도의 무게감은 아니다.
 
출발감도 좋다. 확실히 기존에 비해 반응이 빨라졌다. 기존 모델에서 느꼈던 답답함이 많이 해소된 듯하다.
 
100km까지 속력을 올리는데도 별다른 무리가 없다. 120km를 넘어서자 약간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인다.
 
구형 모닝에 저속 2단이 적용됐던 것과 달리 신형 모닝에서는 저속 3단이 적용됐다. 이는 D레인지에서 수동으로 전환,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2단은 70km까지, 3단은 100km까지 속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경차 모닝도 큰 무리없이 다른 차를 추월할 수가 있다.
 
최고출력 82마력(기존 70마력), 최대토크 9.6kg.m로 높아진 신형 카파엔진은 약간 높은 언덕길에서 힘겨워 보였던 기존모델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웬만한 언덕길은 막힘 없이 치고 올라간다.
 
서스펜션도 한층 탄탄해졌다. 요철을 타고 넘는 데 한층 수월해졌다. 핸들의 무게도 적당하게 튜닝됐다.
 
제주 해비치에서 중문 씨에스 호텔을 돌아오는 약 100km 구간에서 모닝의 실 주행연비는 리터당 13.5km 정도가 나왔다.
 
외관에서 느꼈던 것 처럼 코너링도 매우 안정감이 있다.
 
이날 시승에 앞서 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모닝은 겉모습은 경차지만 속은 럭셔리 세단인 오피러스와 견줄만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차는 역시 경차다워야 한다. 우선은 구입에 부담이 없어야 하고 운행에 꼭 필요한 안전도가 확보돼야 하며 연비와 성능이 좋아야 비로소 경차로서의 역할을 할 수가 있다.
 
신형 모닝은 비싼 옵션사양들이 지나치게 많이 적용된 면이 있지만 경차로서의 기본인 성능과 안전성, 경제성, 활용성에서 진 일보한 차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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