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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수익성 높이려 명분없는 차값 인상

  • 기사입력 2005.05.07 09:46
  • 기자명 이상원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수부문에서도 수익성을 높여라.”

최근 현대.기아차 재경본부에는 내수부문 수익성을 높이라는 경영진의 특명이 떨어졌다.

내수시장 절대 판매량은 줄어들었지만 판매 및 AS부문 등 관련조직 인건비와 관리비용 등은 줄지 않아 양사는 지난해 내수부문에서만 수천억원씩의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이 내수용차 판매가격 인상이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차종이나 앞으로 출시될 신차에 대해 5%에서 최고 10%까지 차값을 인상시키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단계적인 가격인상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4일 2005년형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시판가격을 모델별로 37만원에서 최고 120만원까지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지난해 출시 이후 7개월 만에 총 140만원이 인상됐다. 물론, 사양은 종전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다.

현대차는 또 비슷한 시기에 투싼 2005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판매가격을 1422만~2169만원에서 1552만~2259만원으로 최고 130만원 가량 올렸다.

이달 초부터 계약에 들어간 TG(신형 그랜저) 역시 구형모델에 비해 시판가격이 10%이상 오른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오는 10월 출시예정인 싼타페 후속 CM(프로젝트명) 등 후속신차에 대해서도 이들 차종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달 19일 소형차 모닝 2005년형 모델을 내 놓으면서 시판가격을 기존  623만원-683만원에서 684만원~822만원으로 80만원에서 최고 103만원까지 인상했다.

시판가격이 600만원대에 불과한 차량의 시판가격을 한꺼번에 평균 90만원가량 인상한 셈이다.

기아차는 또 조만간 인기차종인 스포티지에 대해서도 평균 120만원 가량 인상할 예정이며 오는 9월 출시계획인 MG(옵티마 후속모델)에 대해서도 구형 대비 평균 5%가량 인상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기아차의 내수시장 차값 인상 전략은 독점시장인 1t트럭부문에서 절정을 이룬다.

현대 1t포터와 기아 봉고트럭의 차값은 양사 통합이전인 지난 98년에 비해 500만원 이상이 인상, 5년 만에 무려 70% 이상이 인상됐다.

현대.기아차 측은 자동차용 강재가격 급등 등 생산원가 인상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실제 적용되는 사양가치는 인상된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차종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 가격인상에 대해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일선 자동차판매직원들은 가뜩이나 수요가 줄어든데다 가격까지 명분없이 계속 인상, 차 팔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회사측의 가격인상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한편,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현대.기아차의 가격인상에 편승, 일제히 시판가격을 인상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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