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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분석] 닛산 ‘닷선’ 부활에 토요타 ‘품질을 희생하는 위험’

  • 기사입력 2012.03.23 17:45
  • 기자명 신승영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일본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두 거물들이 신흥시장의 저가차를 두고 상반된 견해를 내비쳤다.
 
닛산자동차 카를로스 곤 사장은 지난 20일과 21일 각각 인도네시아와 일본에서 ‘닷선(Datsun)’ 브랜드의 부활을 선언했다.
 
닷선 브랜드는 오는 2014년 인도네시아와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저렴간 가격의 엔트리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곤 사장의 발표 하루 뒤인 22일,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신흥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아주 저렴한 자동차(ultra-cheap car)를 생산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특정 수준을 기대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오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값싼 50만엔(약 680만원)대 인도 타타모터스의 ‘나노’를 지목하며, 토요타가 나노와 같은 차량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가장 싸게 판매되는 토요타 ‘에티오스’ 가격은 496000루피(1천100만원)이다.
 
그는 “(토요타는) 단순히 특정 가격대를 충족하기 위해 품질을 희생하는 위험은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14억 인구 모두를 타겟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마) 2억~3억명만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아키오 사장의 저가차에 대한 인식은 지난 2009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 토요타가 겪은 시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핵심 시장인 미국의 판매가 10년만에 감소했다. 이어 미국에서 시작된 급발진 문제는 글로벌 대규모 리콜로 확산됐으며, 아키오 사장은 미 국회 청문회에까지 직접 출두했다. 또한 지난해는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 등 부품 수급 문제로 글로벌 판매 순위가 3위로 떨어졌다.
 
특히 글로벌 대규모 리콜 사태는 ‘양품염가’를 모토로 삼아온 토요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때문에 아키오 사장 스스로는 물론, 토요타 내부적으로 제품 품질에 대한 양보할 수 없는 선이 확실히 정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닛산은 지난해 대다수 일본차 업체들이 대지진 여파로 어려움을 겪을 때, 최소의 피해로 조기 회복을 달성했다. 특히 곤 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중기경영계획 ‘닛산 파워88’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곤 사장은 닷슨 브랜드 부활에 따른 닛산의 리스크에 대해 “닷슨 브랜드는 위험이 아닌 기회다”며 “(오히려) 투입하지 않는 것이 위험하다”고 답했다.
 
닛산의 닷슨 브랜드의 경우 오는 2014년부터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3개국에서 생산 및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차량 가격은 부품 현지조달 비율을 높여 대당 50만엔(약 680만원)대로 책정된다. 이후 철저히 신흥 국가만을 중심으로 글로벌 브랜드 전개에 나선다.
 
닛산 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을 비롯한 글로벌 탑 메이커들이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 엔트리카 개발 및 서브 브랜드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정체기에 접어든 지금, 동남아시아와 남미, 러시아를 중심으로 신흥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규모의 법칙에 따른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생산량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 양대 산맥인 두 인물의 서로 다른 저가차 인식이 향후 각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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