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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기아차 양적성장 이미 시작됐다…질적성장 충분했나?

  • 기사입력 2015.01.23 19:06
  • 최종수정 2015.01.26 13:05
  • 기자명 신승영 기자
 

[오토데일리 신승영 기자] 현대·기아차가 성장 기조를 바꿨다. 그 동안 질적성장을 강조해온 이들이 본격적인 판매 경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연 8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GM, 토요타, 폭스바겐 등과 글로벌 선두 경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물론, 그 대가로 최근 수년간 추구해온 내실경영과 질적성장 기조를 버려야만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2013년부터 양적성장에 집중했다. 최근 2년간 분기별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떨어져도 판매만큼은 꾸준히 늘어났다. 여름휴가와 더불어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3분기 실적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 4분기 진행된 대대적인 글로벌 할인 판매는 향후 성장방향성에 대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결단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올해 현대차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505만대, 기아차는 3.6% 성장한 315만대를 판매 목표로 제시했다. 양적성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이후 나온 숫자로는 다소 빈약하다. 
 
이에 대해 현대차 한 관계자는 “매우 보수적으로 책정한 목표”라며 “내부 전달된 목표는 그 이상”이라고 전했다. 22일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현대차 기업설명회(IR)에서도 이원희 사장은 “지난해 생산성 향상을 통해서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올해도 마찬가지로 초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시점에서 그 동안 현대·기아차의 질적성장이 충분했는지 고민했다. 
  
최근 2년간 환율 등 경영 외적 환경이 질적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대외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나, ‘제값받기 정책’과 같은 전략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품질력을 강화한 신차들은 아직까지 검증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사실 현대·기아차의 양적성장은 엔저를 앞세운 일본차의 공세에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반면, 최근 GM·토요타·폭스바겐은 질적성장에 보다 집중하는 모습이다. GM은 2008년 파산 위기를 겪으며 조직 내부를 다졌고, 지난해 대규모 리콜 사태 이후 품질에 대한 기본을 되찾아가고 있다. 토요타 역시 2010년 글로벌 리콜 사태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볼륨 확대를 자제하고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무섭게 판매량을 늘리고 있는 폭스바겐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마틴 빈터콘 회장이 다져온 기초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과 멕시코에 신규공장 건설 및 증설 작업이 완료되는 2016년부터 연 1000만대 목표를 위해 쉼없이 달려나갈 전망이다. 달리는 말에 뛰어오르기 전,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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