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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왜 82개 차종이나 판매할까?…틈새 벗어난 전략차종의 힘

수입차협회 자료 분석해보니…GT, 왜건, 액티브투어러 판매↑

  • 기사입력 2015.03.17 11:42
  • 최종수정 2015.03.18 23:58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BMW가 브랜드 최초의 앞바퀴굴림방식의 차 ‘액티브 투어러’를 2월 출시했다. 그동안 주행성능을 강조하며 뒷바퀴굴림방식의 우월성을 자랑하던 브랜드에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기본 명칭은 ‘2시리즈 액티브투어러’지만 국내에서는 ‘2시리즈’를 뺐다. 기존에 출시했던 ‘5시리즈 GT’에서도 사용했던 방법이다. BMW코리아는 일단 보수적으로 올해 900대를 액티브투어러의 판매 목표로 정했다. 연간 4만대를 판매하는 브랜드에서 900대는 무척 적은 숫자다. 하지만 액티브투어러가 보여준 장르 파괴의 힘은 강력했다.

▲ BMW 액티브투어러

 BMW가 이처럼 전통적인 자동차 장르에서 벗어난 차를 만드는데는 이유가 있다. 팔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는 각각의 목적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세단이 대세였고 최근 20년 사이에 SUV가 떠올랐다. 아직도 국내 승용차 시장은 세단과 SUV로 양분됐다. 왜건, MPV와 같은 새로운 이름을 붙인 차가 등장했지만 국내에선 재미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입차 판매량을 분석해보면 국내 소비 추세도 바뀌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올해 수입차 판매 동향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1월과 2월을 합해 총 6012대를 판매했다. BMW코리아의 판매 차종은 총 82종. 이를 전통적인 세단과 SUV, 그리고 쿠페, 컨버터블, GT, 액티브투어러를 포함한 기타 장르로 나눴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익히 알고 있듯이 BMW코리아의 판매량은 3시리즈, 5시리즈 세단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들을 포함한 세단은 전체 세그먼트 판매량의 56%를 차지했다.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SUV와 ‘기타세그먼트’라고 부르는 독특한 차(?)가 차지하고 있다. BMW가 내놓은 GT, 액티브투어러 같은 종류다.

 이를 매출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비중이 더 올라간다. 수입차협회가 발표한 차종별 가격에 판매량을 곱했다. 그리고 전체의 비중을 확인해보니 세단은 51%를 차지했다. 판매량에서 56%를 차지했지만 SUV나 기타세그먼트의 차가 평균값이 높기 때문이다. SUV는 판매량 기준 21%에서 매출액 기준으로는 25%로 올라선다. 기타세그먼트도 22%에서 23%로 올라갔다.

▲ BMW코리아의 세그먼트별 비중, 판매액과 판매량 기준 / 자료=KAIDA

 SUV를 포함한 기타세그먼트의 특징은 세단을 기반으로 보다 편리한 무엇인가를 추가했다는데 있다. SUV는 험로주파와 넓은 공간을 추가했고 기타세그먼트는 각각의 특성에 맞는 기능을 더했다.

 액티브투어러는 앞바퀴굴림방식을 채용한 덕분에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 2시리즈를 기반으로 했지만 뒷좌석은 7시리즈 못지않고 트렁크 공간도 SUV와 비슷하다.

 BMW 특유의 뒷바퀴굴림 방식을 고집한 GT는 세단의 안락함에 SUV의 편의성을 더했다. 승차감은 세단과 같이 유지하면서도 C필러를 해치백과 유사하게 만들며 공간활용성을 극대화했다.

 물론 왜건은 세단의 안락함과 적재공간의 효율성을 내세워 유럽에서는 세단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BMW역시 전 라인업에 왜건 모델을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제야 조금씩 판매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 국내 수입차 업계의 브랜드별 판매 차종 수 / 자료=KAIDA

 수입차 브랜드가 세그먼트 파괴를 이어가는 이유는 수익성과 판매량에 있다. 세단 모델을 기반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수익성도 개선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독일계 럭셔리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다양한 차종을 들여와 틈새시장까지 노린 꼼꼼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등록한 차종을 기준으로 국내에 판매중인 수입차는 총 443종류다. 이 가운데 BMW코리아는 가장 많은 82종을 판매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56종, 아우디와 포르쉐가 각각 46종을 판매한다. 대, 중, 소 라인업의 세단과 SUV로는 만들 수 없는 종류들이다.

 차종별로만 살펴봐도 이들 독일 4개 회사의 차종은 총 230종이다. 나머지 수입차회사 모두를 합한 것보다 많다. 비율로는 52%다. 이 가운데 BMW가 19%, 벤츠가 13%를 차지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춘 차를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 파괴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며 “놀라운 것은 과감한 시도들이 계속 성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BMW가 GT의 성공을 바탕으로 왜건과 액티브투어러의 판매에 나서며 차종의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BMW코리아의 1월과 2월 판매 현황 / 자료=KA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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