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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참존그룹, 아우디·벤틀리·람보르기니 사업은 어떻게?

아우디·람보르기니 전문경영인 5월 말 일괄 퇴사. 오너 일가가 직접 챙겨

  • 기사입력 2015.06.10 20:02
  • 최종수정 2015.06.12 12:53
  • 기자명 이다일 기자

[오토데일리 이다일 기자]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벤틀리를 판매하는 참존 그룹에 위기설이 돌고 있다. 최근 면세점 사업에서 참존 화장품 연간 매출의 1/6에 해당하는 100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계열사와 오너 가족의 부동산에도 근저당설정이 다수 발견되는 등 곳곳에서 적신호가 포착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참존이 수입차 딜러권을 반납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76)이 아우디를 판매하는 참존모터스와 람보르기니를 판매하는 참존임포트의 직접 관리에 나섰다. 참존모터스 이세일 사장과, 참존임포트 이동훈 사장, 각 사의 재무담당 임원들은 모두 5월 말일자로 회사를 떠났다. 벤틀리를 판매하는 참존오토모티브는 기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서울 대치동 참존그룹 사옥

 업계에서 참존그룹의 자동차 사업이 큰 변화를 겪는 것은 모기업의 자금 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참존그룹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5년간 임차료 2032억원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계약은 성사되지도 못했다. 참존이 임차보증금 277억원을 납부하지 못해 사업권을 잃었다. 또, 101억6000만원의 입찰보증금의 회수도 불가능해졌다. 결국 연매출 700억원 규모의 참존은 큰 타격만 입은 채 면세점 사업을 접었다.

 참존은 과거 10여년간 연매출 600억원 규모를 유지했다. 2011년부터는 한류 화장품의 인기를 바탕으로 613억원에서 2012년 691억원, 2013년 724억원으로 매출을 늘려갔다. 성장은 거기까지였다. 2014년에는 전년 대비 10.9% 하락한 64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면세점 사업 등으로 큰 손해를 입으면서 그룹 차원에서 자금 위기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 참존그룹 김광석 회장

 약사로 시작해 참존화장품을 일궈낸 김 회장이 그룹 분위기 일신을 위해 전면에 나섰다. 참존의 마케팅 강화를 위해 새 얼굴을 영입해 하반기에는 분위기 쇄신을 이룬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수입차 사업도 직접 관리하고 나섰다. 큰아들은 자동차 사업에서 물러나고 화장품 사업에 참여하던 삼남 김한수 사장이 경영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김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참존이 갖고 있는 람보르기니, 아우디의 딜러권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 브랜드 모두 국내에서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관리한다. 람보르기니도 참존이 사업을 시작할 때는 직접 수입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했지만 최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정책을 바꿔 참존은 딜러의 역할만 맡았다. 벤틀리와 람보르기니는 일본 지사의 담당 직원이 관리하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별도의 직원 없이 서류상 업무만 하고 있다.

 벤틀리를 판매하는 참존오토모티브는 작년 3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구조를 갖고 있다. 또, 람보르기니서울을 운영하는 참존임포트 역시 올해 5월까지 20여 대를 판매했다. 연간 40대 정도를 판매하면 흑자 구조를 맞출 수 있어 수익을 내는 사업이다.

 반면, 아우디를 판매하는 참존모터스는 작년 영업손실 4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아우디 3대 딜러인 참존모터스는 고진을 비롯한 다른 딜러가 흑자를 내는 사이에도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판매의 문제라기 보다는 유동성에서 오는 경영 문제로 보고 있다. 참존모터스의 작년 유동부채는 361억원 수준으로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이 나왔다. 또, 계열사에 대한 채무도 123억원이나 있어 자칫하면 그룹에 연쇄 충격을 끼칠 수 있다.

 참존그룹은 경영쇄신을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 급진적인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가 입주한 건물은 이미 처분했으며 대치동의 약 700억원 규모의 사옥도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622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고 덩치가 큰 건물인 만큼 쉽게 팔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아우디 딜러권을 반납하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아우디 브랜드의 딜러권은 여러 곳에서 관심을 가질 물건이다”라며 “올 초 페라리와 마세라티를 판매하는 FMK가 모기업 동아원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효성에 팔린 사례와 비슷한 상황이 참존에도 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참존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사건 등으로 그룹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련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하반기 참존화장품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포함해 계열사에서도 적극적인 경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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