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경차, 설 자리 사라진다. 판매는 갈수록 쪼그라드는데 세제지원은 축소

  • 기사입력 2018.08.10 13:49
  • 최종수정 2018.08.13 13:23
  • 기자명 이상원 기자
국내 경차 판매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경차 판매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 때 연간 판매량이 20만 대에 육박하던 경차는 최근에는 13만여 대까지 떨어졌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축에 대응하고 교통난 및 주차난 해소, 그리고 건전한 소비문화의 정착을 위해 경차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던 정부의 경차 활성화 캠페인도 어느 틈에 사라져 버렸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7월 국내 경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의 8만1,603대보다 11.6%가 줄어든 7만2,129대에 그쳤다. 같은기간 경상용차 판매량도 4,575대로 12.1%가 감소했다.

현재 정부의 세제혜택을 받는 경승용차는 기아자동차의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 등 3개 차종, 경상용차는 쉐보레 다마스와 라보 등 2개 차종이 판매되고 있으며, 경상용차는 2019년 말부터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12년 21만6,700여대를 정점으로 2015년 18만5,400대, 2017년 14만7천여대로 해마다 2만여 대 이상 씩 줄어들고 있으며 올해도 12만여 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기아차와 한국지엠이 경차 판매 확대를 위해 최대 200만 원에 달하는 김치냉장고나 에어컨 등 고가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판매는 오히려 쪼그라들고 있다.

기아차의 모닝은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3만4,773대로 17.2%나 줄었고 쉐보레 스파크도 2만459대로 27.4%가 감소했다.

쉐보레 다마스와 라보 등 경상용차 판매량도 12.1% 감소한 4,575대에 그치고 있다. 다만 박스형 경차인 기아 레이만 47% 증가한 1만6,897대로 유일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차 판매가 갈수록 줄어드는 이유는 경차 가격이 크게 높아지면서 최고급 트림의 경우, 준중형차급에 육박하는데다 실주행연비가 기대에 못미치는 등 제품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아 모닝 가솔린 터보 고급모델의 구입가격은 1,544만 원으로 몇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준중형세단 가격인 1,600만 원에 달하지만 실연비나 출력 등은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경차 주요 고객인 젊은 층들의 관심이 최근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티볼리나 코나 등 서브 컴팩트 SUV로 옮아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정부의 세제지원 감소도 경차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일 '지방세 관계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경승용차에 대한 취득세 100% 감면혜택을 3년 연장하되 감면 한도를 50만원까지 제한했다.

경차 가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란 게 이유다. 실제로 기아 모닝은 10년간 144%나 상승했고 세컨드카 비중이 60%까지 높아졌다.

행안부는 평균가격 이상의 경차(1,230만 원)는 한도액 초과분에 대한 최소한의 납세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때문에 내년부터는 1,400만 원짜리 모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 40만 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의 50%, 지하철 환승 주차장 80%,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 혜택은 여전히 계속되지만 차량 구매시의 부담이 커져 경차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