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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2위기업 토요타-소프트 뱅크는 되는데 현대-삼성은 왜 안 되나?

  • 기사입력 2018.10.07 22:12
  • 최종수정 2018.10.09 09:3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일본 시가총액 1.2위 기업인 토요타와 소프트뱅크가 자율주행, 공유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제휴관계를 체결했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기업 토요타자동차와 IT업체 소프트 뱅크가 자율주행과 카 쉐어링 등을 담당하는 공동 합작사 설립에 합의했다.

토요타와 소프트 뱅크는 시가 총액 1위와 2위의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두 기업은 올해 안으로 공동 출자회사인 ‘모네 테크놀로지’를 설립, 본격적인 자율주행기술 등 이동성에 관한 새로운 서비스분야 비즈니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양 사의 합작은 이동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자동차업체인 토요타와 AI(인공 지능)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프트 뱅크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작에 대해 소프트 뱅크 손정의회장은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20년 전 소프트 뱅크가 토요타에 인터넷 판매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고 올 초까지만 해도 부분적인 제휴 제안에 대해서도 거절해 오다 갑자기 토요타가 수락을 했기 때문이다.

토요타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토요타 아키오사장이 올 초부터 강조해 오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100년 만의 대변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대 변혁의 핵심은 화석연료를 대신하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그리고 사물인터넷의 공유서비스다.

자동차와 IT의 결합은 자동차나 가전 등 다양한 기계에 붙어있는 센서들이 모은 빅 데이터를 AI(인공지능)가 분석, 의미 있는 정보로 만든 다음 기계에 다시 피드백하며 피드백 된 정보를 활용해 기계가 고급화와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자동차업체들은 엔진과 미션 등을 결합, 잘 달릴 수 있는 기계를 만들고, IT기업들은 여기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만 만들었지만 앞으로는 이들 두 분야의 결합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양 사의 제휴는 상호 강점을 활용, 경쟁력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만들어 다양한 공유서비스 등의 비즈니스를 공동으로 운영,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의 제휴는 국가와 업종을 넘어 필요에 따라 진행돼 온 게 특징이었다. 즉, 토요타나 폴크스바겐, 현대차, 혼다차 등 자동차업체와 구글 웨이모나 우버, 엔비디아 등 IT나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와의 제휴가 대부분이었다.

토요타와 소프트 뱅크 제휴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끼리의 제휴는 이 분야 역시 국수주의를 배경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보여진다.

앞으로의 먹거리를 선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제휴관계에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국적이 다른 기업의 경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시총 1-5위인 삼성전자와 LG, SK 현대차의 경우도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은 하만인터내셔널을 인수, 커넥티드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분야에 진출하고 있고 LG와 SK 역시 전기차 배터리와 이동성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나 우버 등과 제휴관계를 맺고 차세대 이동성과 커넥티드 등에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업체들끼리의 제휴는 금기사항처럼 돼 있다. 현대차가 삼성전자나 LG, SK와 제휴를 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오히려 국내 시총 1-5위 기업들끼리 제휴를 한다면 토요타-소프트 뱅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기업들이 제휴를 기피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는 하드웨어, IT기업들은 소프트 웨어나 공유서비스 등 특화된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지만 모두 커넥티드나 전동화, 이동성과 관련된 하드웨어 부문을 고집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은 현대차의 홀로서기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0년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가 실패로 끝난 이 후 홀로서기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다. 정몽구 그룹회장이 경영을 직접 챙기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제휴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부터 정의선수석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이런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차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기업들과 차세대 이동성에 관한 제휴문제가 적극 검토되고 있으며, 내년 중반쯤에는 대규모 제휴 프로젝트가 발표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현대차든 삼성이든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공유서비스 분야에서 독자적인 생존은 쉽지 않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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