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년 로그 생산계약 종료 앞둔 르노삼성, 대체 차종 확보 비상

  • 기사입력 2018.10.16 15:03
  • 최종수정 2018.10.17 10:1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내년 9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 계약 종료를 앞두고 르노삼성차가 대체차종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연말이 가까운 지금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별다른 잡음 없이 일찌감치 마무리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한국지엠, 쌍용자동차까지 모두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가운데 르노삼성차만 노조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가 연말이 가까워질 때까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임금인상 폭 때문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기본급 10만667원, 자기계발비 20%(2만133원) 인상, 특별격려금 300만원, 노사신뢰 생산· 판매 격려금 25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 측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2016년과 2017년 연속으로 4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정도 임금인상은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에는 기본급 6만2400원 인상, 경영 성과 격려금 400만원, 무분규 타결 격려금 150만원, 우리사주 보상금 50만원, 생산성 격려금 150%를 지급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기본급에서만 3만8천 원 가량 더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임금인상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이다.

르노삼성은 올 9월까지 판매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16.1%나 감소했다. 내수시장에서 17.1%나 준 데 이어 그동안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왔던 수출도 15.5%나 감소했다.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올해 이익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은 획기적으로 분위기를 바꿀 신 모델 출시계획도 없는 상태여서 앞으로의 상황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르노삼성 경영진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은 실적 부진이 아니라 차기 위탁생산 차량 배정 문제다.

현재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은 내년 9월이면 종료된다.

때문에 르노삼성으로서는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할 대체 차종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체 차종을 부산공장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일이 절대적이다. 르노닛산그룹은 자체 생산성 평가시스템인 생산종합지표 평가를 통해 전 세계 약 50개 공장의 생산 효율성 순위를 매겨 신차종 생산 공장을 결정하고 있다.

만약, 현 시점에서 임금인상으로 생산 효율성 순위가 하위권으로 쳐져 생산물량을 배정받지 못하게 되면 부산공장은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SM시리즈와 QM시리즈를 모두 합해도 연간 생산량 15만 대를 넘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서의 물량 확보 경쟁도 심상찮다. 부산공장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닛산 오파마와 도치기공장이 현재 1교대 가동에 머물고 있어 차기 물량 확보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2012년 당시 부산공장의 생산효율성이 형편없이 낮았는데도 닛산 로그를 배정받은 것은 온전히 카를로스 곤 그룹회장의 ‘선물’ 덕분이었다”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선물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생존이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그룹 내 생산효율성 순위가 2013년 당시 25위에 불과했었지만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임금 인상 자제 등으로 지금은 순위를 TOP5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르노삼성의 생산효율성이 그냥 높아진 것은 아니다. 르노삼성은 2012년과 2013년에 임금을 동결하고 생산목표 달성을 위한 긴급 특근요청 수용, 공정개선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고 특히, 임금 경쟁력을 위해 임금피크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산입 제외 등 다른 국산차업체들이 엄두도 못 내는 조건들을 수용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르노삼성의 지난해 1인당 평균임금은 6,550만 원으로 다른 업체에 비해 2천만 원 이상 낮게 형성됐다.

이런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르노삼성 직원들은 10만 원 이상의 기본급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가 급락하고 위탁생산 차종 결정을 앞둔 시점에 노조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르노삼성차 경영진은 좀 더 안정적인 경영환경 확보를 위해서는 올해 노조 측의 절대적인 양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