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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왜건의 무덤에 당당히 도전하는 프랑스산 '푸조 508 SW'

  • 기사입력 2019.09.05 06:44
  • 기자명 차진재 기자
푸조 508 SW

[M 오토데일리 차진재 기자] 한국 자동차 시장은 왜건의 무덤으로 꼽힌다. 실용성을 앞세운 왜건이 제아무리 유럽서 높은 인기를 끈다 한들,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간 국내 자동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수많은 왜건 차량들은 쓴맛을 보고 쓸쓸히 무대를 떠났다. 그만큼 왜건은 국내시장에서만큼은 철저하게 비주류로 분류된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국내 시장에 꾸준히 왜건을 선보였던 푸조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최신작을 내놓았다. 눈에 띄는 디자인 변화와 성능 개선으로 스타일리시 왜건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한 '뉴 푸조 508 SW'다. 

최근 푸조는 모든 부문에서 놀라울 정도의 환골탈태를 이끌어냈는데, 특히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전반의 급격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푸조 508SW는 최신 디자인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 완벽에 가까운 스타일리시 왜건을 완성했다.  

사자의 송곳니를 연상케하는 시그니처 주간주행등

전반적인 디자인은 기존 508 세단의 디자인을 물려받았다. 앞서 등장했던 508세단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기에, 그 힘을 빌린 508SW 역시 온몸으로 자신감을 드러낸다. 사자의 송곳니를 연상케하는 시그니처 주간주행등과 풀 LED 헤드램프, 입체적인 크롬 패턴의 프론트 그릴 등 푸조의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프레임리스 도어까지 그대로 유지한 채 적재공간은 크게 늘렸다. 

측면에서 살펴보면 전면부에서는 느껴볼 수 없던 왜건만의 고유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508세단과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트렁크 공간을 길게 늘려 왜건의 스타일로 재탄생했다는 점이다. 

전장은 508 세단 대비 30mm 늘어난 4,780mm,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는 동일하며, 기본 트렁크 용량은 세단 대비 43L 더 큰 530L다.

'차박'도 무리 없을 정도로 꽤나 널찍한 공간

여기에 2열 시트 폴딩 시 트렁크 용량이 최대 1,780L까지 늘어난다. 직접 폴딩해 살펴보니 '차박'도 무리 없을 정도로 꽤나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실용성을 강조한 왜건 버전답게 공간 활용도를 크게 끌어올렸고, 세단과는 크게 다른 유려한 바디라인으로 멋스러운 디자인까지 잡았다. 

후면부 역시 세단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풀 LED 리어 램프는 508SW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와이퍼와 스포일러가 부착된 해치 도어가 적용된 것도 세단과는 다른 점 중 하나다. 

최신 '아이콧핏(i-cockpit)' 디자인이 적용된 실내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푸조가 그간 실용주의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심과 노력을 거듭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최신 '아이콧핏(i-cockpit)' 디자인이 적용된 것이 탑승자로 하여금 커다란 만족도를 선사한다.

12.3인치 계기판 위치는 스티어링 휠 위로 배치, 콤팩트한 스티어링 휠을 적용해 운전자로 하여금 게임 컨트롤러를 조종하는듯한 재미를 선사한다. 또 고급 소재와 세심한 마감 처리로 상품성이 크게 향상됐으며, 피아노 건반을 연상케하는 토글스위치는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개성이 넘친다. 

여유로운 2열 공간. 헤드룸은 다소 비좁다. 

시트 역시 매우 편안하다. 장시간 운전해도 피로가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마사지 기능과 메모리 기능도 포함돼 만족감을 더한다. 2열 공간 역시 여유로워 패밀리카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루프가 낮은 탓에 헤드룸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파워 트레인은 508 세단과 동일한 2.0 디젤엔진을 탑재했다. EAT8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부드러운 주행감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폭발적인 파워보다는 부드러운 가속감을 선사한다. 독일차 수준의 화끈한 퍼포먼스는 아니더라도 주행 내내 가속에 대한 갈증은 느껴보기 힘든 충분한 힘을 발휘한다.

또 낮고 길게 깔린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발 빠르고 민첩한 움직임을 선사하며, 급격한 코너링에도 차체를 꽤나 잘 잡아줘 불안감이 들지 않는다. 미쉐린 PS4 타이어가 장착된 것도 쫀쫀한 코너링에 도움을 주는듯하다. 

특히 승차감 부분에서 놀라울 정도의 개선이 이뤄졌다. 푸조는 그간 멀티링크 서스펜션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지만 508SW에는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물론 토션빔만으로도 나름 높은 수준의 승차감을 갖춰낸 푸조였지만, 멀티 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함으로도 주행 감성을 이보다 더 향상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 한층 작은 크기의 18인치 휠을 장착한 것도 승차감 향상에 한몫을 차지했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 시 숨어있던 사자의 본능이 깨어난다. 변속 타이밍을 늦추고 가상의 엔진음을 실내 스피커로 유입하는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한층 스포티한 매력을 선사하며, 주행 환경에 따라 컴포트, 표준, 스포츠, 에코 등 다양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및 이탈 방지 기능, 하이빔 어시스트, 제한속도 인식 및 권장 속도 표시 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 보조 기능이 실시간으로 운전에 도움을 준다. 

직접 겪어본 508SW는 매력이 분명했다. 얼어붙은 국내 왜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만 한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 왜건의 실용성만 내세우느라 모든 것을 포기했던 과거 왜건과는 달리, '세련된 디자인'과 '공간 활용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의미다. 

비록 국내 자동차 시장은 왜건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인색하긴 하지만 푸조 508SW가 겸비한 충분한 매력에 한편의 기대를 걸어보게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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