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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과 기술 간극 얼마나 좁혀졌나? CES2020서 출품된 제품 살펴보니

  • 기사입력 2020.01.30 12:45
  • 최종수정 2020.01.30 18:11
  • 기자명 박상우 기자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지난 10일 세계 최고의 가전전시회인 CES2020가 막을 6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이번 CES2020에도 많은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력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현대차, 다임러 등 10개 주요 자동차업체를 포함해 총 160개 이상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9일 기아자동차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 세미나에서 “이번 CES에 참여한 기업들은 향후 인간을 중심으로 어떻게 더 나은 삶과 편리함을 제공할 건인지에 대한 숙제를 풀 수 있는 혁신 제품들을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모빌리티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땅과 하늘에서의 교통수단에서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스마트시티로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이번 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체화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조감도.

이 솔루션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을 토대로 미래도시와 사람들이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UAM은 PAV(Personal Air Vehicle : 개인용 비행체)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결합해, 하늘을 새로운 이동 통로로 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며 PBV는 지상에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시간 동안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이동 솔루션이다.

Hub는 UAM과 PBV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신개념 솔루션이다.

UAM, PBV, Hub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인류의 삶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고, 인간 중심의 역동적(Vitalize)인 미래도시를 구현하는 핵심으로 작용한다.

UAM은 하늘과 지상을 연결하고 PBV는 도로 위에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두 종류의 스마트 모빌리티는 미래도시 전역에 설치될 Hub와 연결돼 모빌리티 생태계를 형성한다.

현대차는 'UAM-PBV-Hub'를 축으로 하는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으로 고객에게 끊김 없는(Seamless) 이동의 자유로움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했다.

토요타는 미래기술을 총망라한 우벤시티(Woven city) 컨셉을 발표했다.

우벤시티는 인공지능, 모빌리티, 로봇,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을 현실에 적용해보는 생활형 실험 공간으로 일본 후지산 주변에 수소연료 전지 기반의 70만8천㎡ 규모로 2021년 초에 착공될 예정이다.

이 도시는 고속 차량 전용, 저속 차량 및 퍼스널 모빌리티와 보행자를 위한 혼합형 거리, 보행자 전용 공원형 산책로의 3가지 형태의 도로로 구성되며 지하에는 물류를 담당하는 자율주행차량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다임러는 영화 아바타를 통해 영감 받은 컨셉트카 ‘비전 AVTR’을 공개했다.

비전 AVTR.

다임러는 모빌리티가 자율주행차로 진화하더라도 개인 위주의 프리미엄 자동차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셔틀로 나눠질 것으로 전망하고 럭셔리와 지속적인 성장을 동시에 유 지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계획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비전 AVTR다.

비전 AVTR는 영화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에서 온 나비(Navi)족 사람들이 괴물 새 이크란 ‘밴쉬(Banshee)’와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인간과 기계, 자연과의 관계를 다룬다.

비전 AVTR은 일반적인 차량들과 달리 인테리어에 스티어링 휠을 포함해 그 어떠한 제어장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대신 운전자는 센터콘솔에 마련된 조명 컨트롤러에 손을 얹어 맥박 등 다양한 생체 인식을 측정한다.

현대차그룹과 제휴한 미국의 앱티브는 SVA라는 개념을 설명하는데 중점을 뒀다.

SVA는 자율주행차 양산에 초점을 맞춘 최신 아키텍처로 100개 이상의 제어장치와 200만개 이상의 제어장치 간 연결선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하드웨어 시스템은 모듈식으로, 소프트웨어는 오픈 플랫폼과 서버화로 OTA를 통해 업데이트한다.

부품의 개수와 연결선의 양을 상당히 줄일 수 있어 시스템 단순화는 물론 생산 자동화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노동력, 공간, 무게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일본 가전회사인 소니는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 전기차 ‘비전-S(Vision-S) 컨셉트’를 공개했다.

소니가 이 차량을 개발한 것은 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모빌리티 분야에 잠재된 기술력과 능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 차량은 소니가 단독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보쉬, 마그나, 콘티넨탈, 엔비디아 퀄컴과 함께 만들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SK 인사이드라는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SK 인사이드.

SK인사이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SK종합화학의 초경량·친환경 소재, SK루브리컨츠의 배터리에 최적화된 다양한 윤활유 제품,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를 묶어 만들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C 등 그룹 관계사들의 기술도 적용됐다.

고태봉 센터장은 “완성차 업체가 아니라 해도 여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만큼 모빌리티 비즈니스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종류와 숫자가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와 로버트 보쉬는 개발 중인 자율주행 센서와 관련 핵심기술을 집약해 만든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퀄컴은 오토모티브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라이드(Snapdragon Ride), OTA가 가능한 차량용 클라우드 서비스 등 새로운 자율주행 솔루션들을 공개했다.

이 중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이 바로 스냅드래곤 라이드다.

스냅드래곤 라이드는 자율주행 및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고성능, 저소비 전력 H/W, AI 기술 및 자율주행스택을 지원해 고도화된 기술과 함께 비용 및 에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

특히 초당 연산 속도가 저속 플랫폼의 경우 30 TOPS(초당 30조회 연산), 고속 플랫폼의 경우 700 TOPS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북 등에 적용되는 모바일 SoC(System on Chip)인 스냅드래곤을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매우 적다.

자체 설계 및 개발한 신경망처리장치 BPU(Brain Processing Unit)로 자율주행플랫폼, IP카메라,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중국 스타트업인 호리즌 로보틱스는 이전 세대보다 16배 높은 컴퓨팅 성능과 22W 내 저전력소비를 가능케 하는 듀얼코어 BPU 기반 칩셋인 저니II(Journey II)를 선보였다.

호리즌 로보틱스 자율주행컴퓨팅 플랫폼인 Horizon Matrix™2의 인식 조감도.

이 저니II 기반 자율주행컴퓨팅 플랫폼인 Horizon Matrix™2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은 360도를 커버하는 카메라 12대로 구성, 최대 23단계 클래스의 픽셀 수준을 구분하며 차량 종류, 보행자, 신호등 및 교통 표지판 등을 인식한다.

고태봉 센터장은 “이번 CTA포럼에서 내연기관과 변속기 및 현재의 복잡한 자동차 구성요소가 갑자기 훨씬 단순한 전기 모터와 표준화된 배터리로 대체되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제품 차별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대기업이나 스타트업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있다고 정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성차업체들이 지난 백년동안 쌓아온 기술유산은 이제 진입장벽으로 의미가 없으며, 모빌리티 분야에 스타트업이 굉장히 많이 진출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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