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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 회장, “연내 1조원 이상 갚겠다” 경영정상화 의지 내비쳐

  • 기사입력 2020.06.11 15:39
  • 기자명 박상우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연내 1조원 이상을 갚겠다며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였다.

11일 박정원 회장은 사내 포털을 통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모두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회사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회사 걱정까지 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진은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으나 결과적으로 사업구조 개편 및 계열사 정상화가 목표에 미달하면서 재무 상태가 나빠졌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사회적 파장 및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행스럽게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며 “앞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많지만 하나씩 이뤄내면서 친환경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하고 경영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면한 목표는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업무 환경을 안정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원 회장이 현 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3조6천억원을 지원받으면서 3조원 이상의 자구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두산타워를 비롯해 두산솔루스, 골프장 클럽모우CC 등의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 이하 박정원 회장 글 전문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모두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에,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된 중공업을 비롯해 회사 경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회사 걱정까지 하는 여러분을 보면서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든 임직원께 감사 드리며, 특히 회사를 위해 고통분담에 동참해 주시는 임직원들의 희생에 각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최근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에 대해 가장 궁금해할 이해당사자가 바로 임직원 여러분일 겁니다. 그동안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는데 이제 중공업 유동성 문제가 고비를 넘겼고 일련의 조치에 대한 방향이 정해졌기 때문에 이렇게 대략적이나마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러한 조치의 특성상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먼저 이해를 구합니다.

그룹 경영진은,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그룹 전체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사업구조 개편 및 계열사 정상화가 목표에 미달하면서 재무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금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공업이 위기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 및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중공업은, 세계 발전시장이 전통적 발전시장의 한계에 부딪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일찌감치 가스터빈과 신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 개편에 힘써 왔으나, 세계 발전시장의 예상치 못한 장기침체로 인해 수주 감소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스터빈 개발 및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대규모 개발비 투입과 일부 계열사의 사업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진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자금시장 경색까지 직면하게 되면서 더욱 힘든 상황을 맞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의 지원에 힘입어 중공업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되었습니다. 이 같은 관심과 지원을 받은 것은, 단순한 금전적 부채를 넘어 사회적 부채를 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룹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에 부응하기 위해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이 결정된 지난 3월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방향을 수립하고, 주요 자산 매각 등의 계획을 채권단에 선제적으로 제안했습니다. 중공업을 최대한 빨리 정상 궤도에 올린다는 목표 아래 이 계획을 신속히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사업적 측면에서 중공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갖추는 길은 세계 에너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사업구조를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큰 축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개편의 방향을 유지하면서 이번의 어려운 시기를 기회 삼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임직원들의 오랜 노력 끝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풍력 부문에서는 2010년 영흥 풍력 1호기 준공 이후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왔으며, 5MW급 이상 대형 풍력 터빈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업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가스터빈 상용화 등 앞으로도 거쳐야 할 관문이 많지만 하나씩 이뤄내면서 친환경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중공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갖추기 위해선 사업구조 개편과 더불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공업은 3조원 이상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및 자본확충을 실시할 예정이며, 경영정상화 및 사업구조 개편 방향에 맞춰 자산매각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두산 및 ㈜두산의 대주주들은 중공업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에 참여해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두산은 자체 재무구조 개선과 두산중공업 자본확충 참여를 위해 두산타워와 일부 보유지분 및 사업부 등의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그룹의 당면한 목표는, 채권단 지원 자금을 신속히 상환하고 그룹의 중추인 중공업을 본 궤도에 올리는 것입니다. 또한, 중공업을 하루 빨리 안정시키고 이를 통해 그룹 전반의 업무 환경을 안정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회장으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책임지고 이행해서, 하루 빨리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목표한 바를 이루어 냄으로써 임직원 여러분의 희생에 보답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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