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전문가 칼럼] '녹록치 않은 아세안시장',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진출 전략은?

  • 기사입력 2020.07.22 17:14
  • 최종수정 2020.07.22 17:17
  • 기자명 온라인팀

[미래모빌리티연구소 김태년소장] 신남방정책은 2015년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에 따라 2017년말 우리정부가 아세안 10개국 및 인도와의 협력 확대와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위해 추진됐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정부는 지금까지 19개 과제 92개 사업을 추진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자동차업계는 28개 경제단체, 협단체, 공공기관이 참가하는 신남방비즈니스연합회에는 제외돼 있지만, 신남방정책과 한-아세안 FTA를 활용하여 비즈니스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우리업계가 현지진출을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인도는 차치하고, 아세안의 경우 인구 6억5천만에 평균 30대의 풍부한 젊은 노동력, 5%대 경제성장율 등 다분히 장밋빛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세안과 2007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여 우리의 경제영역도 확대했다.

싱가폴, 베트남, 인도네시아와는 개별 FTA를 추가로 체결했고,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와도 개별 FTA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과 달리 아세안 자동차시장은 매우 폐쇄된 시장임을 인식해야 한다.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 다양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FTA를 체결했지만 자동차분야 관세양허는 미미한 수준이어서 여타 FTA와 달리 상호주의(Reciprocity)를 적용하고 있다.

아세안 자동차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진출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산차에 대해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다.

인도네시아는 1,500~3,000cc급 주력 승용차를, 말레이시아는 승용차 대부분을, 베트남은 전체 자동차 관세를 인하하지 않았다.

태국은 30% 수입관세율을 24%로 인하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우리업계의 대 아세안 수출은 2017년 7만4,000대에서 2019년에는 4만3,000대로 오히려 감소했다.

360만대 규모의 아세안시장에서 겨우 1.2% 점유율을 보인다. 반면 일본차에 대해서는 아세안 모든 국가들이 무관세로 양허하면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러한 차별의 배경에는 뿌리깊이 박힌 아세안 정부의 친일 성향과 정책이 있다.

사실, 아세안 자동차수요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시장은 90% 이상을 일본차들이 점유하고 있다.

GM이 태국과 인도네시아 자동차 생산공장을 2015년 철수한 것도 그러한 연유이다. 우리자동차업계는 작년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4,571대, 2,307대를 수출, 점유율 0.5%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겠다는 투자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어 앞으로의 진전이 주목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7천만에 120만대의 가장 큰 자동차시장을 가졌다. 그러나 현지생산 일본차에 편향된 각종 정책과 비관세장벽은 현대차가 넘기 힘든 장애이다.

자동차 구매 시 붙는 사치세는 일본업체들이 현지 생산하는 특정 차종에 유리하게 되어 있고, 친환경 그린카 지원혜택도 현지부품 조달율 80%를 충족하는 일본 5사에 대해서만 주어지고 있다.

친환경차에 대한 사치세 감면제도도 전기차 보다는 일본업체가 우위에 있는 하이브리드차 위주로 되어 있다.

현대차가 현지생산 공장을 짓더라고 이러한 기득권을 가진 일본업체들에 비해 역차별 받으면서 진출초기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은 뻔하다. GM의 공장 철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 아세안시장을 포기할 것인가? 그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아세안은 아세안경제공동체(AEC)로 거듭나 2018년부터 역내 수입관세가 철폐됐다. 역외로부터의 수입은 철저히 막고 회원국간의 교역은 확대하겠다는 의도이다.

따라서 현지진출시 이러한 상황변화를 잘 고려해야 한다. 아세안에서 가장 큰 자동차시장을 가진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일본차의 시장독점과 임금상승으로 매력이 감소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은 자동차수요가 향후 급성장하면서 우리업계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2019년 현대기아차는 베트남 현지 CKD 조립생산을 통해 10여만 대를 베트남시장에 판매, 시장점유율 30% 수준을 보이고 있다.

금년 상반기에는 현대차가 도요타를 앞질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따라서 시장이 폐쇄된 인도네시아보다는 베트남에 투자를 확대, 베트남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다음 이를 기반으로 아세안 각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특히, 저렴한 임금과 젊은 근로자들, 6%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율과 소득수준의 급상승 등으로 연간 350만대 규모의 베트남 오토바이 수요자들이 향후 자동차로 수요전환할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베트남은 분명 매력있는 시장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