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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일까? 결별일까?’ 현대차와 애플카 개발 협의 중단한 애플

  • 기사입력 2021.02.08 17:38
  • 최종수정 2021.02.08 17:46
  • 기자명 박상우 기자
현대차와 애플이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현대차그룹이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5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고 보도하자 공식적인 입장을 이같이 밝힌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초부터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공동개발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 협의는 최근까지 진행됐으며 CNBC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애플카를 애플이 완전히 설계하고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기아차 조립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면서 애플카는 자율주행차로 운전석 없이 제작되며 잠재적으로 202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양 사가 이달 중 관련 계약에 서명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은 이러한 보도가 연일 쏟아지자 불편한 듯 화를 내 논의를 잠정 중단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애플은 수년간 비밀리에 진행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인 타이탄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차 등 논의를 진행하는 업체에 당부해왔으나 관련 보도가 쏟아지자 논의를 잠정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연일 쏟아지는 보도 때문이 아니라 애플과 현대차의 입장차가 워낙 커 협상이 중단됐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략적 파트너를 원했으나 애플은 생산 위탁업체로서의 역할만을 요구했으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양 사의 협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애플은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되 기존 자동차업체와 제휴해서 차량을 생산, 판매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폰처럼 애플카를 세계 주요지역에서 위탁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한 뒤 판매 전문회사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애플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일본업체를 포함해 적어도 6개 정도의 자동차업체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차량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용량과 능력을 갖춘 완성차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한데다 이들이 차량 설계 및 개발과 생산을 분담하는 수평 분업 형태의 위탁생산을 원하는 애플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불분명하다.

특히 현대차는 코나EV, 니로EV 등을 통해 얻은 전기차 관련 개발·생산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데다 브랜드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보유하고 있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업체들보다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애플이 다른 업체와 협의를 진행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현대차와의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아이폰처럼 전동화된 디지털 차량의 위탁생산 체제가 구축될 경우, 현대차나 토요타, GM 같은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엔진차시대처럼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을 것인가가 매우 회의적이라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로선 애플과 자동차업체들 간에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자동차업체들이 자유롭게 미래 방향을 설정하고 수익을 낼 수는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애플 등 거대 IT기업들이 스마트 폰 등을 통해 축적된 디지털 기술을 무기로 자동차를 ‘달리는 스마트 폰’으로 만들고 AI(인공 지능)로 완전 자율주행을 이뤄낼 경우, 기존 자동차업체들은 경쟁상대가 될 수가 없다.

자동차업체들은 만약 애플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에도 독자적으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애플의 제안을 수용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어 고민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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