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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사업 중심축 탄소에서 그린으로 완전히 바꾼다. 5년간 30조원 투자

  • 기사입력 2021.07.01 09:32
  • 최종수정 2021.07.01 10:03
  • 기자명 박상우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대한민국 최고의 정유·화학 기업으로 성장해 온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꾼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김준 총괄사장, 김종훈 이사회 의장 등 전 경영진과 국내외 시장 및 언론 관계자 등 200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는 지난 2017년 혁신 방향 제시,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번째 행사로, 이번엔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 핵심인 배터리 사업 ‘1테라와트 +α’ 수주 역량에 기반해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미래 전략을 만들어 가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준 총괄사장 등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이날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한마디로 ‘Carbon to Green’, 즉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것이다. 올해 신년 경영방침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친환경 에너지&소재 회사’(Green Energy & Materials Co.)로 밝힌 바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스토리데이를 통해 구체적인 완성 전략을 공개했다.

김준 총괄사장과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이 밝힌 핵심 전략은 (Green Anchoring)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Green Transformation)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0(제로)인 넷 제로(Net Zero) 조기 달성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 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SK의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 +α’의 규모라고 밝힘에 따라 3개사로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SK 배터리 사업 목표는 글로벌 Top3에서 글로벌 Top을 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 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한화 환산시 130조원 이상이다. 또한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 배터리 사업 지동섭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수주와 매출이라는 양대 영역에서 글로벌 Top3를 실현하는 셈이다.

지동섭 대표는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며, “이것이 SK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난다. 지동섭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5조원까지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 사업 자회사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는 현재의 3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준 사장은 “올해 기준 3천억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4조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원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사업은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아래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사업이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한편,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키로 했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연구해 배터리 생애주기(Life-time)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이 있다.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No Footprint Left Behind)”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 바, 리사이클(Recycle)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기로 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나 사장은 이어 그간 자체 개발한 기술과 글로벌 M&A등으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2027년 기준 국내외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인 연간 250만톤 이상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 비중 100% 달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SK종합화학은 2025년 그린 사업으로만 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전체 1.1조원 중 절반을 넘겨 기존 사업을 앞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석유 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全 사업장을 低/脫 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 갈 방침이다.

또한, 석유 사업이 보유한 주유소와 고객들을 ‘그린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해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 판매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친환경차 대상 구독 모델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설명회에서 온실가스 ‘넷 제로(Net Zero)’를 ‘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ESG경영의 핵심은 환경(Environment)이고 환경의 핵심은 온실가스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Net Zero)이며 이는 ESG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표한 SK이노베이션의 넷 제로(Net Zero) 로드맵은 세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된 탈 탄소 전략으로 첫째,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2,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의 구체적 제시, 둘째, 파리기후협약의 1.5도 온도상승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감축해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적으로 2050년 이전에 Net Zero를 달성, 특히 Battery, LiBS 사업의 경우 2035년 조기 달성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한 Net Zero 달성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Net Zero 추진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의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기로 했으며, 이는 SK이노베이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우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 전략 방향성 검토 및 성과를 모니터링 하고,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ESG관점의 리스크를 사전 검토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Net Zero 추진뿐만 아니라, 유망 사업 개발 및 투자, 중장기 전략 실행 등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는 의미다.

또한 이사회가 국내 및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및 리스크 관리 체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CEO 직속으로 있던 감사실을 감사위원회 산하로 재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실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이번에 발표된 SK이노베이션 파이낸셜 스토리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ESG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선 선진 지배구조 구축이 가장 필수적”이라며, “이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회사 전략 방향성 설정, 실행을 관리 감독해 SK이노베이션의 스토리가 흔들림없이 완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SK이노베이션 자체의 비전(Vision)’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에 대해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준 사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17년부터 시작한 딥 체인지와 혁신을 이제는 완성하고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할 시점인 만큼, ESG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며,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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