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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모터쇼는 이제 끝났다’. ‘모빌리티쇼’로의 전환 '기로에'

  • 기사입력 2021.11.23 11:49
  • 최종수정 2021.11.23 11:52
  • 기자명 이상원 기자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2년마다 열리는 서울모터쇼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일정 연기를 거듭하다 11월 25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0일간 열린다.

서울모터쇼는 3월 말부터 4월초까지 일정으로 개최돼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7월초로 조정했다가 다시 11월 말로 연기했다.

주최 측은 1차로 참가업체 신청을 받은 결과 자동차 관련업체 참여가 저조하자 범위를 넓혀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로봇, 심지어는 선박과 비행 관련업체까지 끌어들였다. 전시회 명칭도 모터쇼가 아닌 모빌리티쇼로 바꿨다.

참가업체 수는 6개국의 100여개 기업과 기관이 참가한다. 2019년의 227개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친다.

주요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동차업체는 국산차는 현대차와 기아만 부스를 만든다. 그동안 빠짐없이 참가했던 한국지엠과 르노삼성도 올해는 참가를 포기했다. 쌍용차를 포함, 메인 주최단체인 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원사 5개사 중 3사가 빠진 것이다.

국산차는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만 차량을 전시한다.

수입차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미니)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등 6개 브랜드만 차량을 전시한다. 이전에 지속적으로 참여했던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 업체들은 이번 서울 모빌리티 쇼에 모두 참가를 포기했다.

공동 주최단체인 한국수입차협회(KAIDA) 회원사 23개 브랜드 중 약 4분의1만 참가한 것이다.

국산차 브랜드 6개와 수입차 브랜드 15개 등 총 21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여했던 2019년 전시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초라해졌다.

이는 2018 부산모터쇼보다 참가 규모가 작다. 당시 국산차는 현대.기아,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4사, 수입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미니, 재규어. 랜드로버, 토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등 10개 수입 브랜드가 참가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부산모터쇼는 2020년에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정을 미루다 결국 개최를 포기했다.

이번 모빌리티쇼는 볼거리도 확 줄었다. 모터쇼의 하이라이트인 월드프리미어는 단 한 개 차종에 불과하며 아시아프리미어는 4종과 코리아프리미어는 14종이다.

2019년의 월드프리미어 7종과 아시아프리미어 10종, 코리아프리미어 22종 총 39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특히 가장 많은 신모델을 공개해 오던 현대차는 이번 모빌리티쇼에서는 차량 전시를 하지 않고 주율주행(레벨4) 기술 등을 선보인다.

제네시스 GV70 EV와 대형 SUV 콘셉트카 세븐 등이 해외에서 이미 공개됐기 때문에 딱히 공개할 차종이 없는 상황이다.

기아도 대형 SUV 콘셉트카 EV9 등을 해외서 공개, 국내에는 신형 니로를 쇼카 형태로 꾸며 메인 부스에 전시한다.

그나마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가 대형 플래그십 전기 세단인 EQS를, 아우디가 소형 전기 SUV Q4 e-트론(tron)을, BMW가 순수전기 모델 BMW iX, i4, 뉴 iX3, 뉴 미니 일렉트릭, 순수전기 모터사이클 BMW CE 04를, 포르쉐가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 플래티넘 에디션을, 마세라티가 르반떼 하이브리드를 전시, 전동화와 모빌리티 전환에 부응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에서 열리는 모터쇼 참가를 포기하는 이유는 수십억 원 씩 들여 부스를 만들어 봐야 별로 얻을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모터쇼가 새로운 이동성과 혁신적인 신기술이 없다보니 관람객이나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별도 비용을 들여가며 참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신차들이 빠진 자리는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 드론 등 모빌리티 관련 기술들이 메운다.

카이스트(KAIST)가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고, SK텔레콤등 시스템과 차량 반도체 기업들도 소규모로 부스를 마련했다.

하지만 CES(국제전자박람회) 등에서처럼 전 세계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첨단기술이나 혁신적인 제품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구색 맞추기에 불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모터쇼가 흥행을 몰고 왔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모터쇼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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