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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들 필요 없다. 자신감 가져라”. 권영수부회장, 경쟁력 강화 잰걸음

  • 기사입력 2021.11.25 15:29
  • 최종수정 2021.11.25 16:00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새로 LG에너지솔루션 경영을 맡은 권영수 부회장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M 오토데일리 박상우기자] LG그룹의 핵심 사업분야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컴백한 지 한 달이 돼 가면서 권영수 부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1일 LG엔솔 대표에 취임하면서 “최근 이어진 품질 이슈로 임직원들의 걱정이 많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 동이 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고 하듯 길게 보면 거쳐야 할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부회장의 컴백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가 LG에너지솔루션 CEO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LG그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다.

권부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LG의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 왔다. 때문에 배터리 분야에서 가장 이해가 깊은 경영자로 손꼽힌다.

그가 LG 배터리 사업을 맡았을 때 아우디와 다임러 AG 등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며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20여개로 확대했고 LG에너지솔루션을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권에 올려놨다.

권부회장은 LG필립스LCD 대표, LG디스플레이 대표, LG유플러스 대표(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수많은 성공경험을 축적해 왔다.

권 부회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구성원들 챙기기’였다. 취임 직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우리 구성원들이 하는 일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져 줬으며 좋겠다”며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자부심을 결코 잊지 말아 달라”며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전 세계 2만4천여 명의 직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마련했다.

임직원들이 최고경영자에게 궁금한 내용이나 건의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듣고 답을 내놓을 수 있는 온라인 소통 채널 ‘엔톡’을 개설했다. 그는 직원들이 올리는 글에 모두 답변을 다는 등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을 둘러싼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OEM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분야 패권을 잡기 위해 속속 경쟁에 뛰어들고 있고, 차세대 배터리시장 선점을 위한 기존 배터리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권부회장은 이런 환경이 LG에너지솔루션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다면 더 큰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배터리분야 개척자로서 지난 10년간 5조 원이 넘는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길러왔다.

현재 LG엔솔은 글로벌 전지업체 중 가장 많은 2만5천여 건 이상의 원천 특허를 확보하고 있고, 북미 등 주요시장에서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춰 안정적인 공급능력도 갖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고객들과 전략적인 협력관계도 구축, 글로벌 배터리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후발주자들이 갖지 못한 강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겪고 있는 리콜 문제가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 리콜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만의 문제는 아니다. 테슬라에 납품하고 있는 일본 파나소닉이나 중국 CATL, 삼성SDI 등 배터리 선두권 업체들도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아직은 아무도 가 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로, 십수년간 배터리사업을 운영해 온 베테랑 업체들도 완벽한 제품을 내놓기 어려울 만큼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다.

그만큼 위기대응과 처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업체들은 진입하기가 쉽지가 않다.

때문에 터져 나오는 품질문제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보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배터리분야의 판도를 좌우할 것이란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하면서 품질경쟁력을 한 단계씩 끌어올리기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LG화학 3분기 경영실적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품질 문제가 도약을 위한 성장통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품질혁신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배터리 셀과 모듈 강건 설계, 공정 혁신 등의 활동을 강화하고 더 강력한 품질혁신을 통해 제품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후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리콜 문제를 ‘레슨스 런드(Lessons Learned,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훈)’로 삼아 품질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권부회장은 배터리 화재와 리콜 우려에 대해 “포장되지 않은 길을 처음 내딛는다는 생각으로, 앞서가는 자가 거쳐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경험과 노력을 바탕으로 전기차시장이 안착하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솔린차도 처음 나왔을 땐 사고가 자주 났던 것처럼 전기차 배터리 역시 앞서가고 있는 업체가 그런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권부회장 체제로 바뀐 LG에너지솔루션이 얼마나 빨리 품질경쟁력을 확보,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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