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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은 에디슨 못 믿는다. 이동걸 회장, “대출 없는 자금 마련이 바람직”

  • 기사입력 2021.12.01 10:32
  • 최종수정 2021.12.01 10:44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쌍용차.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산업은행의 진심 믿는다”

에디슨모터스의 강영권 회장은 지난 10월 22일에 진행된 쌍용자동차 인수와 관련한 주요 현황과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설명하는 온라인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강영권 회장이 이같이 밝힌 것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후 필요한 자금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자산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 3,100억원을 1차 유상증자와 SI(전략적 투자자)·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SI는 에디슨모터스와 쎄미시스코, FI는 키스톤PE와 KCGI이며 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후 운영자금 중 4,900억~5,300억원은 2차 유상증자와 SI·FI에서, 7천억~8천억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산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인수자금은 1조4,800억~1조6,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공익채권 등 승계해야 할 채무가 7천억~8천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한 후 2조원가량 되는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계획이며 산업은행에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자금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한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쌍용차는 구조조정이 잘못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라며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를 완료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자금지원 요청이나 사업 전략 계획에 대한 문건도 전달을 받은 것이 없는 만큼 사업계획을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의 대출 없이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는데 산업은행 대출 없이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우리 지원 없이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자율주행 등 전기차 경쟁력 강화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그에 반해 에디슨모터스는 500억원 수준으로 전기차 개발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켜 매출로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이 회장은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재무, 기술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보라”며 “발전 전략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쌍용차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계획을 다시 짜거나 인수 포기로 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산업은행이 지원하지 않으면 에디슨모터스는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이같이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대부분 자금과 인수 후 운영자금을 산업은행의 지원과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에서도 나타났다.

쌍용차와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9월 15일에 마감된 본 입찰에서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EL B&T 컨소시엄, INDI EV 등 총 3곳을 놓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9월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서울회생법원이 인수 후보들에게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을 보완해 9월 30일까지 입찰 서류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인수 후보들은 보완된 서류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보완된 서류가 부족하다며 이달 15일까지 재보완을 요청했다. 법원이 요구한 추가 자료는 잔고 내역, 대출확약서, 투자확약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와 한영회계법인은 여러 차례 보완된 자료를 토대로 법원과 협의된 선정 기준에 따라 지난 20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지난달 2일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는 인수합병 MOU를 체결했으며 3일 서울회생법원이 이를 허가했다.

법원의 허가가 떨어짐에 따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의 5%인 155억 원을 계약금으로 납부하고 쌍용차와 매각주관사는 약 2주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 계약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협상이 마무리되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연내에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단 설득에 나서게 된다. 쌍용차 인수·합병을 마무리 지으려면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와 함께 채권단의 3분의 2가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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