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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SK, 배터리사업에 ‘올인’...그룹 핵심인물 전진 배치

  • 기사입력 2021.12.08 15:38
  • 최종수정 2021.12.08 16:3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그룹 핵심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시켰다.

[M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그룹 핵심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시켰다.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한 배터리부문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여 진다.

올해 사상 최악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면서 중국세에 주도권을 내준 LG와 SK는 소송문제가 마무리됨에 따라 전열을 재정비,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그동안 배터리사업에 소극적이던 삼성 SDI도 그룹 핵심 인사를 톱 경영진으로 발탁, 공격적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좌)과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좌)과 최윤호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는 지난 7일 최윤호 삼성전자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하고,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전 부회장이 SDI 전반을 총괄하고 최 사장이 글로벌 전략과 재무 등을 책임지는 투톱체제다.

신임 최윤호 사장은 전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그룹에서 손꼽히는 핵심 인물이다.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과 사업지원TF 담당임원, 전사 경영지원실장을 거치는 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사장이 기업 전략과 재무부문을 동시에 담당, 공격적인 해외투자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부터 삼성 SDI의 행보가 크게 달라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삼성SDI는 유럽과 북미 자동차그룹인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우선공급권을 확보해 놓고도 소극적인 전략으로 전체 전동화 예정 물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물량(23GWh) 수주에 그친 점이 못내 아쉬운 상황이다.

삼성이 머뭇거리는 사이 LG에너지솔루션이 스텔란티스로부터 40GWh 규모의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이 적극적인 공세를 나섰다면 스텔란티스로부터 적어도 70GWh 정도의 물량 확보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LG-GM, 포드-SK 합작 못지않은 물량이다.

하지만 아직도 기회는 있다. 스텔란티스는 2024년까지 총 30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발주할 예정이며,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생산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100GWh 이상의 배터리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LG와의 소송전을 마무리하고 포드자동차와의 대규모 합작프로젝트를 성사시킨 SK는 더 파격 인사를 단행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좌)과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우)

배터리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데 이어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은 SK그룹 오너가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15일 께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확정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SK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주도한 인물로 국내 톱 경영진 가운데 배터리사업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온은 현재 미국 포드자동차와 13조 원 규모의 북미 배터리 합작프로젝트에 이어 유럽에서도 합작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과 함께 경쟁사인 LG, CATL은 물론, 유럽연합(EU)의 신흥 배터리업체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어서 최 수석부회장이 직접 배터리부문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최 수석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면 지동섭 사장과 함께 투톱 체제를 이루게 되며 자금조달과 글로벌 전략부문은 최부회장이, 제품개발과 생산, 공급부문은 지사장이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올해 잇 딴 배터리 회재로 위기에 몰렸던 LG는 지난 10월 말 권영수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새 사령탑으로 불러 들였다.

LG그룹 구광모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권부회장은 LG그룹내 실질적 2인자로, 향후 배터리 사업의 신규 투자 등 신속한 의사결정과 판단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통신 등 LG의 주력 사업을 모두 경험해 와 그룹 안팎에선 배터리사업에서도 탁월한 감각과 실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200조 원 이상의 배터리 물량을 수주해 놓은 만큼 이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이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향후 몇 년간 매년 3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내년 1월로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흥행 여부가 권 부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대규모 합작법인을 세우고 배터리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적절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배터리사업은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자금주달 능력과 함께 시장 확보 전략을 함께 필요로 한다. 때문에 과감한 투자결정과 안정적 자금조달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룹 핵심 인물들이 대거 투입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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