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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한계 드러낸 에디슨, 인수가 깎아달라 요구에 본계약 체결 난항

  • 기사입력 2021.12.14 12:48
  • 최종수정 2021.12.14 13:05
  • 기자명 박상우 기자
쌍용차.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인수가격을 놓고 팽팽히 맞서면서 인수 본계약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수 본계약 협상에 돌입한 에디슨모터스와 EY한영이 현재 인수가격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30일에 끝난 2주간의 정밀실사에서 추가 부실이 발견됐다며 EY한영에 인수가격을 양해각서상 최대치로 깎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쌍용차와 에디슨모터스가 체결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조정할 수 있는 금액은 입찰가인 3,100억원의 5%인 155억원이다.

반면 EY한영은 회생 M&A의 경우 장부가액이 아닌 청산가액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장부가액상에서 부실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인수금액을 줄여달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50억원 이상 삭감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인수대금 조정기일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당초 인수대금 조정기일을 지난 9일로 정했으나 양측이 이같이 맞서자 지난 13일로 연기했다. 그러나 13일이 지난 이 날까지도 양측은 여전히 맞서고 있다.

에디슨모터스가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것은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인수자금 3,100억원을 1차 유상증자와 SI(전략적 투자자)·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할 계획이다. SI는 에디슨모터스와 쎄미시스코, FI는 키스톤PE와 KCGI이며 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후 운영자금 중 4,900억~5,300억원은 2차 유상증자와 SI·FI에서, 7천억~8천억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자산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인수자금은 1조4,800억~1조6,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공익채권 등 승계해야 할 채무가 7천억~8천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한 후 2조원가량 되는 쌍용차의 자산을 담보로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계획이다. 즉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대부분 자금과 인수 후 운영자금을 산업은행의 지원과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동걸 KDB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요 이슈 온라인 브리핑에서 “쌍용차는 구조조정이 잘못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라며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를 완료하지 않았고 공식적인 자금지원 요청이나 사업 전략 계획에 대한 문건도 전달을 받은 것이 없는 만큼 사업계획을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의 대출 없이 쌍용차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는데 산업은행 대출 없이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볼 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우리 지원 없이 잘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이 회장은 “시장에서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 재무, 기술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아보라”며 “발전 전략이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쌍용차 회생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계획을 다시 짜거나 인수 포기로 귀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즉 산업은행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능력과 사업 전략 계획이 제대로 검증돼야만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산업은행이 지원하지 않는다면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는다는 계획이나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부정적인 평가와 쌍용차의 자본잠식 및 부채비율 때문에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산업은행이 자금지원에 대해 이같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대부분 자금과 인수 후 운영자금 확보에 부담을 느낀 에디슨모터스가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격을 놓고 에디슨모터스와 EY한영이 팽팽히 맞서면서 연말까지 부채 상황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겠다는 쌍용차의 계획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회생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기한을 내년 1월 1일로 정했다.

인수 본계약이 체결돼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려면 쌍용차 상거래채권단 등 채권단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한데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에디슨모터스 사업계획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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