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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늦출 수 없다. 국내 완성차업계, "내년부터 중고차사업 시작하겠다"

  • 기사입력 2021.12.23 10:30
  • 최종수정 2021.12.23 10:47
  • 기자명 박상우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년부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M오토데일리 박상우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년부터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23일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은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제15회 산업발전포럼에서 “국내 완성차업계는 2022년 1월부터 사업자 등록과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중고차 사업을 위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는 등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만기 회장은 “중고차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지 3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입에는 법적 제한이 전혀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중고차 매매상들이 이 업종을 다시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중기부에 신청한 점을 감안해 지난 3년간 소비자들의 강력한 진입요구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을 자제하면서 중고차 매매상들과 상생협력 방안을 찾아왔으나 이견 차이로 방안을 못 찾은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완성차업체들은 소비자단체 등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진입 요구와 최근 글로벌 업체간 경쟁범위가 자동차 생애 전주기로 확대되는 점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해 오늘 이러한 선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빠른 시일내 사업자 등록, 서비스 공간마련 등 사업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소비자 편익 증진과 글로벌 업체와의 공정한 경쟁, 중고차시장 활성화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여 중고차시장 발전에 기여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또 “완성차업체들은 오늘의 시장진입 선언에도 불구하고 중기부의 향후 심의절차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가 이뤄져 결과가 나온다면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고차 시장 개방 논의는 중고차 매매 업계가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한 2019년 2월 8일 이후 본격화한 지 2년 10개월이 지났다. 또 개방 여부에 대한 법정 결정 시한 기준(2020년 5월 6일)은 1년 7개월이나 지난 상황이다. 특히 중고차 판매업은 2019년 2월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돼 완성차 업계 등 대기업의 진입이 가능한 상태다.

그럼에도 관할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금까지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달 초 완성차업계와 중고차매매업계가 11월 25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마라톤 협의를 벌였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자 "연말까지 중고차 적합업종 문제를 심의위원회로 넘기겠다"고 밝혔으나 중기부는 지금까지 심의위 개최를 위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완성차와 중고차업계가 중고차시장 개방 문제를 놓고 약 2년간 논란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 올해 안에 반드시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이달 들어서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이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시장 개방 관련 결론을 3년째 내지 않고 미루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에 감사원 국민감사를 신청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청구인을 모집했고 지난 20일 300여명이 넘게 참여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 청구 추진은 중고차 시장 개방 여부를 법정 시한이 넘도록 결정하지 못한 중소벤처기업부에 책임을 묻기 위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가 받아들여지면 중기부로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지게 된다.

자동차시민연합은 “연말까지 2주도 남지 않은 현재도 중기부가 구체적 계획과 심의 절차를 내놓지 않아 소비자들의 요구를 대표해서 이번 주 안에 서울 종로구 감사원을 직접 방문해 국민 감사 청구서를 직접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주관으로 완성차업계와 중고차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중고차상생협력위원회' 구성이 시도됐지만 중고차 업계의 내부 갈등 등으로 답보된 상태다.

지난 8월 3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온라인을 통해 중고차산업발전협의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의 대기업 중고차 시장 진출 관련 협의 내용 등을 공개했다.

당시 중고차산업발전협의회 좌장을 맡은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6월부터 2개월가량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며 “합의안이 끝내 결렬된다면 중소벤처기업부로 넘겨야 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쉬운 점이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합의가 도출되기가 어려운 항목을 집어넣는 등 일부러 질질 끄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8월 말로 합의를 끝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여러 쟁점들이 처음부터 나왔으면 치열하게 논의했겠으나 2개월 동안 얘기 안하다가 최종합의안을 도출해서 제출했더니 그제서야 내놓았다”며 “이것은 하지 말자고 얘기하는 것과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계는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입에 대한 법적 제한이 전혀 없는 만큼 더 이상 중고차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 내년에 중고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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