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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화재가 많다?’ 데이터 살펴보니 HV 139배. 엔진차 61배나 더 많아

  • 기사입력 2022.02.21 16:35
  • 최종수정 2022.02.21 16:37
  • 기자명 이상원 기자
10만대 당 화재 발생 건수는 하이브리드가 3474.5건, 가솔린 차량이 1529.9건, 전기차가 25.1건으로 나타났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최근 들어 전기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배터리 화재와 충전 문제 등 전기차와 관련한 각종 문제들이 쏟아지고 나오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던 배터리 차량 등장으로 겪는 초기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문제는 전기차 화재로, 최근 배터리로 인한 대규모 리콜이 몇 차례 터지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엔진차나 배터리차 할 것 없이 안전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엔진차를 대신할 차세대 차량인 배터리 차량에 대한 안전성에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배터리 화재 관련 리콜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8월 볼트 EV와 볼트 EUV 14만 대 가량 리콜을 진행하고 있고, 현대자동차가 7만여 대의 코나 EV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

이 외에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와 포드 쿠가 등 몇몇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테슬라 차량들 화재가 간헐적으로 주요 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전기차는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 된 지는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고, 보급 대수도 엔진차에 비해 크게 적어 차량 결함이나 화재 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도 축적돼 있지 않고, 화재 원인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업계에서는 일단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가 발화 원인으로 가장 먼저 의심을 받고 있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기차 역시 전기모터와 인버터, 각종 배선과 브레이크 장치 등 엔진차 못지 않는 다양한 부품들이 사용되고 있고, 배터리만 봐도 배터리 셀 외에 패키징과 BMS(배터리 관리시스템) 작업이 별도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자동차 화재와 관련한 주목할 만한 데이터가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자동차보험 비교사이트인 ‘AutoinsuranceEZ.com’은 최근, 화재를 일으키기 쉬운 것으로 알려진 전기자동차(EV)의 화재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20년 리콜차량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그 결과를 발표했다.

AutoinsuranceEZ.com은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미운수통계국(BTS), 리콜 정보 사이트 Recalls.gov에서 자동차 화재 및 리콜에 관한 데이터를 집계, 화재 발생 건수 등을 조사한 결과, 10만대 당 화재 발생 건수는 하이브리드가 3474.5건, 가솔린 차량이 1529.9건, 전기차가 25.1건으로 나타났다.

이 데이터를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보다 화재가 발생할 확률이 무려 139배, 가솔린차가 61배나 높았다.

하이브리드 차량 화재가 많은 것은 엔진과 배터리가 함께 장착됐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일수도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재 건수가 적기 때문이란 시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37만여 대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7.9%, 미국 내에서는 66만9,629대로 전체 판매량의 4.5%를 차지했다.

화재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은 간단한 문제 발생 건수에서도 가솔린 차량이 19만9,533건, 하이브리드가 1만6,051건, 전기차가 52건으로 나타났으며, 화재에 이를 위험성이 있다고 신고된 리콜 건수에서도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에 비해 훨씬 적었다.

차종별로는 현대 엘란트라(아반떼)가 43만대로 1위, 기아 카덴자와 스포티지가 30만8천대로 2위, 혼다 오딧세이가 25만대로 3위였으며, 모두 전기 회로 단락이 발화 원인이었다.

이어 현대 코나 EV가 8만2,000대 로 5위, 쉐보레 볼트 EV가 7만여대로 6위, 크라이슬러 퍼시피카가 2만7,600대로 7위였으며 이들 차종은 모두 배터리가 발화 원인이었다.

최근 발표된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연구에서도 전기차의 화재 발생 위험이 엔진차보다 50% 가량 낮았다. 전기차는 움직이는데 필요한 부품이 엔진차보다 훨씬 적고 에너지 변환에 연소상태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적어도 화재문제에서는 엔진차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가솔린이나 디젤차량들은 연료통에서 엔진에 이르는 긴 전달과정으로 인한 연료누출과 누전, ABS, 그리고 엔진 자체 문제로 화재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전기차 화재는 언론에서 다루는 것처럼 화재가 많지도 않고, 전적으로 배터리로 인한 발화도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전기차는 화학물질로 이뤄진 배터리 특성상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고온상태가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소화가 어렵고 스스로의 열로 발화해 주위로 번지는 속성 때문에 엔진차보다 훨씬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단 전기차나 관련 시설에 화재가 발생하면 일단 배터리 발화로 초점이 맞춰 진다.

전기차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와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BYD 등 6개사가 전체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은 각 배터리업체들이 기술혁신 등을 통해 스스로 확보해야 하겠지만 다양한 부품과 제조 과정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과 조사를 거쳐 그 원인을 찾아내고 개선책을 만들어내야만 완성차와 배터리업계가 공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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