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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 에디슨, 빈손으로 쌍용차 인수 시도...입찰 방식 문제있나?

  • 기사입력 2022.03.28 14:25
  • 최종수정 2022.03.28 16:06
  • 기자명 이상원 기자
쌍용자동차의 매각이 또 다시 무산됐다. 

[M 오토데일리 이상원기자] 쌍용자동차의 매각이 또 무산됐다. 지난 2020년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앤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에 대한 신규 투자 거부하면서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나섰지만 번번이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대부분 자체 보유자금 없이 산업은행 등 정부자금 지원을 노리거나 쌍용차 부지 등 자산을 팔아 충당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 일정액의 자기자본 비율 등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9월 진행된 쌍용차 매각 입찰에선 EL B&T 컨소시엄, INDI EV, INC,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등 3곳이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던 3사 모두 매출액이 1천억도 안 되는 소규모 업체로, 자산규모가 2조 원에 육박하는 쌍용차를 거느리는데 무리가 많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쌍용차 인수자금과 운영자금 등에 필요한 금액이 대략 9천억 원 정도, 향후 신차개발 자금 4-5천억 원 등 적어도 1조5천억 원은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자기자본과 조직력을 갖춘 업체여야 회생이 가능하다는 것.

에디슨모터스는 중국산 버스를 베이스로 개발한 전기차와 CNG버스를 판매하는 소규모 버스업체로,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액은 897억 원, 부채비율이 80%를 넘었다.

자기자본은 거의 없다시피한 상태에서 사모펀드인 KCGI와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였고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 원, 쎄미시스코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 원을 마련하고, FI에서 4,000억 원 가량을 투자받는다는 복안이었다.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금을 외부 투자자에 의존하는 인수방식이었다. 에디슨의 계획대로 자금출자가 이뤄졌다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우려했던 대로 초반부터 자금줄이 막혔다.

본 입찰 당시 사모펀드 키스톤PE와 KCGI가 참여했지만, 두 사모펀드가 최종적으로 투자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인수한 관계사 에디슨EV를 통해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에디슨EV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하면서 투자 관심도가 떨어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올 1월 3천48억 원의 인수대금 지급을 조건으로 한 본 계약을 체결했으나 자금 확보에 실패하면서 계약금으로 지급한 305억 원을 제외한 잔금 2,743억 원을 지난 25일까지 납입하지 못해 결국 계약 해제됐다.

계약 해제 사유가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 미납이어서 에디슨모터스는 계약금 305억 원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앞서 2020년 9월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도 인수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6개월 동안 시간만 끌다가 투자의향서 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손들었다.

HAAH 오토모티브는 2014년 설립된 미국의 수입차 판매딜러로 연간 매출액이 23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마힌드라의 투자 철회 선언 이후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가진 업체들 중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기업은 입찰 초기 잠깐 언급됐던 SM그룹이 유일하다. 그만큼 쌍용차가 투자할 만한 가치가 높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쌍용차 정용원 법정 관리인은 J100 개발이 완료돼 6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고, BYD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내년 하반기에 U100을 출시하는 등 실행방안이 구체화 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SNAM사 와의 CKD 사업도 지난 1월 현지공장이 착공하는 등 매각여건이 크게 좋아졌다고 재매각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좀 더 확실한 인수자를 찾으려면 인수대금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자본 비율 등 보다 디테일한 기준을 제시, 제대로 된 업체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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