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상생형 일자리로 출발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현재. 그리고?
[특별기고] 상생형 일자리로 출발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현재. 그리고?
  • 이상원 기자
  • 승인 2022.03.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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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형 (자동차 전문 경영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전시된 캐스퍼 양산 1호차

작년 9월에 GGM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광주형 일자리를 선보였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많은 사람들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한다. 광주시에서는 이에 힘입어 제2의 광주형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광주시 담당 간부가 ‘캐스퍼는 광주시민들과 함께한 상생의 기적’이란 제목의 기고문을 모 매체에 실었다. 관련해 광주에 거주하는 시민으로서 개인적인 의견을 조심스럽게 개진해 보고자 한다.

자동차 산업은 여타 산업과 달리 ‘규모의 경제’가 확실하게 적용되는 분야이며, 많은 투자가 필요한 반면에 위험요인도 커서 진입장벽도 매우 높은 산업이다.

필자는 과거 삼성자동차가 정치적 요인에 의해서 비정상적으로 출발했고, IMF 소용돌이 속에서 파산의 길을 걸었던 뼈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현재 국내에 5개의 완성차업체가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나머지 3사는 존재감 마저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판매량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에 GGM은 사기업 영역이 아닌 정부에서 추진했던 상생형 일자리였기 때문에 손쉽게 자동차 제조업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일단 외형적으로 보면 GGM의 현재는 분명 성공적인 출발이었고 순항 중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좀 더 면밀하게 GGM의 속을 들여다보면 과연 잘 하고 있는가? 라는 우려감이 든다.

우선, 생산성 측면에서 GGM의 현재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약 22대 수준으로, 금년 중 25.7대까지 끌어 올려 월 4,500여대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제조공장의 평균 UPH는 60대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된 일이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GGM은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는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판매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자동차의 라이프 사이클은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5년 정도의 주기로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신차 론칭 초기에 충분한 공급이 수반되지 않으면 기회손실로 인해 제품의 수명이 급격하게 짧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은 새로운 제품을 계획할 때 충분한 공급계획을 함께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GGM은 현재 이런 황금 같은 시점을 놓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신차 출시 초기부터 적체돼 있는 주문량을 빠르게 해소, 도로에 차량이 많이 노출돼야 인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가 있다.

GGM의 생산모델인 캐스퍼의 상위 모델 격인 모 자동차업체 T-모델의 연도별 실제 판매실적을 예로 들어보자.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업체의 주력모델이었던 소형 SUV T-제품은 출시 후 2년간 연 5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효자모델이었다.

이 차종은 특히 여성고객들에게 인기가 굉장히 높았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4년째부터는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2021년에는 월 1,4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GGM에서 생산되고 있는 캐스퍼는 경형 SUV다. 참고로 경차시장은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10만대도 채 안 되는 아주 작은 세그먼트다.

캐스퍼의 향후 판매 예측을 한번 가정해 보자.

캐스퍼의 연도별 생산능력 및 판매 예상 도표

노랑선은 연도별 생산능력이고 파란선은 판매량을 아주 긍정적으로 예측한 가정이다.

내년까지는 최대 생산량을 모두 판매한다고 가정하고 2024년 이후부터는 판매량이 공급량보다 적은 상황을 예측한 것인데, 이 수치도 매우 긍정적으로 예측한 것이다.

결론은 늦어도 2024년부터는 판매가 하락세로 전환되고, 이로 인해 생산능력보다 적게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GGM의 매출 원가(COGS)가 얼마인지, 또 평균 마진은 어느 정도인지는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판매 감소에 따른 GGM의 경영환경이 어떻게 바뀔 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없다.

다만, 설계능력도, 판매와 마케팅에 대한 아무런 권한도 없이, 단순 하청생산에만 의존하고 있는 현재의 구조를 볼 때 향후 환경변화에 따른 GGM의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인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걱정이 나 만의 기우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돈형(자동차 전문 경영인): 르노코리아자동차(구 르노삼성자동차) 본부장, 메르세데스 벤츠 광주딜러사장, 벤츠 더 클래스효성 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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