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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차세대 안전 전략” 토마스 브로버그 볼보 안전 센터 책임자에게 직접 물었다

  • 기사입력 2023.02.12 19:50
  • 최종수정 2023.02.12 19:51
  • 기자명 최태인 기자

[스웨덴=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웨덴 프리미엄 볼보자동차는 96년의 브랜드 역사에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지켜온 사람 중심의 브랜드다.

실제로 현재 모든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3점식 안전벨트는 지난 1959년 볼보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이를 특허 등록하지 않고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볼보자동차는 지금도 최고로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그것을 결과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안전'은 볼보자동차에서 뗄 수 없는 브랜드 철학이자 긍지이다. 이러한 진심은 곧 소비자들의 신뢰까지 이어지면서 "볼보=안전=신뢰"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볼보자동차가 타 브랜드와 다른 자사만이 가진 안전 시스템 특징과 전략은 무엇일까?

스웨덴 예테보리 볼보그룹 본사에서 ‘토마스 브로버그(Thomas Broberg)' 볼보자동차 안전 연구 센터 책임자에게 직접 물어봤다.

토마스는 자동차 안전에 적극적인 스웨덴 예테보리의 볼보 수석 엔지니어이자, 볼보자동차 안전 센터 책임자다. 특히, 이전에는 컴퓨터 지원 엔지니어링과 구조 충돌성 및 안전 팀 내의 여러 관리직도 근무한 바 있다. 그는 찰머스 공과대학교에서 기계 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 1995년 자동차 안전을 공부하며 석사과정을 거쳤다.

토마스와 팀원들은 실제 충돌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 자료들은 모든 자동차의 안전 요구 사항을 설정하는 데 사용된다. 안전에 진심인 그는 회사의 안전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기반을 정의하고 추진하고 있다.

Q. 여러 안전기관 영상을 보면 ‘스몰 오버랩 충돌 테스트(Small overlap test)‘에서 다른 브랜드의 차들은 멈추는 반면, 볼보는 이른바 ’빗겨치기’로 충격을 흡수하며 약간의 움직임이 있다. 충돌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A. 볼보자동차가 충돌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정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50년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통사고 조사단이 있었고, 보험 회사와 같이 데이터를 수집해 통계를 산출 할 수 있도록 구축, 연구해왔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충돌 데이터를 보면 볼보 차량이 전면부 충격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나타난다.

또 볼보는 자체적으로 충돌테스트와 연구를 거듭해오면서 보완, 강화해 탑승자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으로 목표로 해왔다.

Q. 그렇다면 빗겨치기의 경우 1차 충돌 후 차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더 움직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부분은 고려하고 있는지?

A. 기관 테스트는 특정 조건을 가장한 설정된 테스트(조건)일 뿐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어떤 속도인지, 충돌 지점이 어디인지, 차 대 차의 충돌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뒤에서 다른 차가 들이 받는 2차 사고 등 훨씬 더 복잡한 요소들이 결합돼있어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런 상황에 맞춰 안전을 고려해 디자인 한다. 볼보의 철학을 설명하자면, 단순히 충돌 실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차량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 상황에서 차량이 얼마나 안전하게 버티는지를 위해 디자인하고 만들고 있다.

Q. 타 브랜드를 보면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전략이 다른 것 같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테슬라는 완전 자율주행을 강조한다. 볼보는 자율주행과 안전을 같이 잡을 때 궁극적으로 어디까지 염두에 두는지?

A. 볼보 EX90를 예로 설명하자면, 자율주행에서 굉장히 중요한 발걸음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외관을 보면 전면 윈드실드 상단에 ‘라이다(LiDAR)‘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실내에 장착된 카메라는 운전자의 행동을 모니터링 한다.

볼보자동차도 다가오는 미래에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재는 지금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먼저 진행해 나가고 있다.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도 있고 운전 시 신경 써야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함도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차량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Q.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도 이슈다. 화재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데, 불이 난 상황에서 실제로 안에 있는 탑승객을 보호하기 위한 것을 볼보에서 개발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된다. 관련된 계획 또는 진행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A. 사실 배터리 전문가가 아니라서 상세한 답변을 드리진 못한다. 다만 볼보자동차는 배터리 업계와 협력을 하고 있다. 볼보는 레이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디자인하고 있다. 또 내연기관차도 가스통과 가솔린 탱크가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전기차도 배터리 팩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우리는 화학, 케미컬, 그리고 셀 등 레이어 강화를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화재를 예방하려고 연구 중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방화력을 지닌 부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전기차가 화재가 나는 상황은 차량 주행 시 화재보다는 충전 상황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전기차 화재 진압 시 많은 양의 물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이에 볼보 세이프티 센터에서는 소방관과 협력해 차가 서 있는 상태에서 진압 연습을 하고 있다.

또한 볼보자동차는 스웨덴 구조 단체와 협력을 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안전 단체와도 협력 하는 등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충돌 상황에서 탑승자들을 어떻게 구조할 것인지 연습하는 등 더 나은 안전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결국 전기차 화재는 열 폭주 현상 때문에 진압이 어려운데, 불이 나면 배터리가 분리되도록 설계하는 것은 어려운지? 또 영화적 상상이지만 화재 발생 시 전투기의 '이젝션(Ejection)'처럼 자동차도 자동 탈출 장치 같은 것도 생각해봤는지?

A. 미래 계획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감사하다. 볼보는 현재까지 축적된 노하우와 충돌 결과를 기반으로 계속 더 나아지고 있으며, 안전 시스템 개발을 진행 하고 있다. 충돌 시 배터리가 높은 가속력에 노출되거나 변형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자체의 보호에 더 목적을 둬야한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그런 사고가 일어나선 안되지만, 만에 하나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배터리팩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지, 혹은 구조 단체의 구출 전략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충돌 테스트 시 보통 시속 60km 정도에서 충돌 테스트를 진행을 하는데, 볼보는 최고 시속을 180km로 제한을 뒀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최고 속도를 더 낮출 수도 있었을 텐데, 그렇게 설정한 이유는?

A. 볼보자동차는 속도 제한 설정 시 실제 주행상황을 가정했다. 거의 모든 사고 상황이 시속 180km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라, 말씀주신대로 60km 수준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실제 최고속도가 얼마나 돼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논의 중이다.

현실에서 180km로 주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고 속도라는 것은 그만큼 주행할 수 있는 수치로, 소비자의 자율성과 가능성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처음 출시했을 때, 고객이나 미디어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볼보자동차는 제한 속도를 설정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논의를 촉진한 계기가 됐고, 이는 곧 ‘유의미한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볼보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제한 속도를 180km로 설정했을 때, 한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그 조차도 굉장히 유의미한 일이다.

스웨덴 정부의 사고 조사 결과를 보면, 자동차 사고 사망의 원인 중 첫 번째는 속도, 두 번째는 음주 운전, 세 번째는 안전벨트 미착용이다. 이에 볼보자동차는 사망자가 0이 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러한 고민의 과정이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물이 볼보 ‘EX90‘이고, 조금의 사고 가능성이라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볼보자동차의 향후 방향성 중 하나다.

Q. 볼보의 안전 모멘텀을 보면 ‘3점식 안전벨트’와 ‘시티 세이프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볼보 EX 라인업에 탑재되는 음주 및 졸음 방지 관련 기술도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 같은데 별도의 명칭이나 정의가 있는지?

A. ‘운전자 이해 시스템(Driver Understanding System)’이다. 운전자를 파악해 감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운전자의 행동을 더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볼보자동차에는 운전자 행동만 연구하는 팀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 노력의 결과가 볼보 EX90의 알고리즘으로 투입 됐다. 연구 결과로서의, 사람의 집단 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씀은?

A.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안전벨트를 꼭 착용하고 규정 속도를 잘 지켜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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