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투데이 임헌섭 기자] 현대자동차의 엔트리 SUV ‘캐스퍼(Casper)’가 판매부진에 빠졌다. 

지난 2021년 9월에 출시된 캐스퍼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침체했던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의 부활을 이끌어낸 주역 모델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캐스퍼의 월 판매량은 3천대를 오르내리며 저조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판매 부진에는 경차치고는 비싼 판매 가격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현대차는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와 연계해 캐스퍼 약 2,200대를 대상으로 최대 12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45.4% 증가한 5,555대를 인도하면서 출시 이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판매량이 반짝한 것도 잠시, 현재 캐스퍼는 다시 월 3,000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캐스퍼는 지난해 12월 3,516대, 지난달은 3,386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44.9%나 감소한 것이다.

현대차에서 유일하게 지난달 150만원에 이어 이달 1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이 제공되는데도 판매 부진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최근 고금리에 따른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 영향을 비롯해 다양한 소형 SUV의 출시, 경차 수준으로 효율성 좋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등장으로 경차의 매력이 퇴색하는 등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외에도 지난해 9월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오는 2024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한다고 발표한 것도 캐스퍼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도 '레이 EV'를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캐스퍼도 전기차 버전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량이 줄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캐스퍼를 비롯한 경차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