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제주에서 함께 한 포르쉐 75년의 꿈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시승기]

  • 기사입력 2023.04.22 18:00
  • 최종수정 2023.04.24 10:13
  • 기자명 이정근 기자

 

포르쉐 75주년 기념 '포르쉐 겟어웨이' 미디어 행사
포르쉐 75주년 기념 '포르쉐 겟어웨이' 미디어 행사

[제주 = M투데이 이정근기자] 포르쉐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꿈"을 이야기한다. 포르쉐의 꿈은 1948년 시작되었고, 75년이 지난 2023년 제주에서 그 꿈을 잠시 꾸는 시간을 가졌다.

포르쉐코리아가 준비한 "포르쉐 겟어웨이 미디어데이"는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75년 전 포르쉐를 만든 페리 포르쉐(Ferry Porsche)가 이야기한 "드림 바이 포르쉐(Dream by Porsche)"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순히 빠른 스포츠카를 즐기는 것이라면, 당연히 트랙으로 가야 한다. 포르쉐 역시 누구나 아는 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2도어 쿠페, 4도어 세단, SUV, 전기차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가지고 있어 그 어떤 모델을 타더라도 트랙에서 가장 짜릿하게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포르쉐가 경험하게 하고 싶은 것이 단순한 고성능을 체험하거나 차를 한계까지 몰아가는 극한의 드라이빙 이벤트는 아니다.

75년간 포르쉐가 걸어온 길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길을 제주의 도로를 때로는 짜릿하게, 때로는 여유롭게 달리며 자연을 느끼고, 포르쉐가 준비하는 미래는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행사였다.

포르쉐의 75년을 짧은 시간 동안 전부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만, 포르쉐를 타고 느끼며, 포르쉐가 전하고 싶었던 꿈을 잠시 꾸어 보기로 했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가장 먼저 만난 "꿈"은 과거의 헤리티지를 지금으로 가져온 포르쉐 아이콘 911의 특별한 모델이다.

전 세계에 750대만 판매된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이다. 포르쉐가 준비한 10대의 모델 중 가장 이번 행사와 어울리는 모델이다.

992세대 911 타르가 4 GT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페셜 에디션은 곳곳에 헤리티지 디테일을 숨겨 두었고, 운전하지 않고 잠시 보는 것만으로도 75년 전 페리 포르쉐가 처음 포르쉐를 세상에 내놓았을 당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모델이다.

전설적인 '크로노그래프 1'을 연상시키는 진한 아침의 블랙커피를 연상시키는 외관 컬러와 새틴 마감 처리한 디테일들이 곳곳에서 블랙과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911 타르가는 사실 미국 시장의 오픈 톱 모델 안전 규정을 맞추기 위해 포르쉐가 생각한 방법인데, 이탈리아 시칠리아 로드 레이스 트랙인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그 이름을 가져온 것이다. 1965년 특허를 내고 1966년 911의 파생 모델로 등장해 나름대로 911 틈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다져온 숨은 진주 같은 존재가 바로 타르가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물론, 1993년 4세대 911이 등장하면서 한번 타르가의 형태가 변경되기는 했지만, 2011년 7세대 911의 출시와 함께 다시 오리지널로 복귀한 것은 포르쉐가 75년을 이어오며 가장 잘 한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덕분에 타르가 고유의 오리지널리티를 이어갈 수 있으며, 타르가 고유의 디자인을 나름대로 개선하고 진화시켜 또 다른 911의 라인업이 될 수 있게 되었고, 하드톱 컨버터블과 같은 효과를 내는 동시에 클래식한 이미지도 동시에 가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참고로, 이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타르가 GTS는 750대 중 58번째 모델이며, 가격은 2억 6천9백만 원부터 시작이고, 옵션을 어떻게 추가하는지에 따라 가격은 달라진다.

본격적으로 제주의 도로를 달려보기로 한다.

3.0리터 6기통 엔진에서 최고출력 490PS, 최대토크 58.2kg.m는 어떤 도로 조건에서도 두려움 없이 다이내믹하게 또는 평온하게 달릴 수 있는 여유로운 퍼포먼스를 갖추고 있고, 0-100km/h는 3.5초, 최고 속도는 307km/h다.

오늘의 포르쉐 드라이빙은 스포츠 드라이빙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드라이빙 콘셉트다. 콘셉트에 맞게 제주의 자연과 절경을 느끼며 포르쉐의 퍼포먼스를 경험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911 타르가 GTS를 타고 달리는 구간은 1100도로 구간으로 와인딩 구간이 많고 도로의 고저차가 있어 포르쉐 2도어 스포츠카의 매력을 한껏 느끼며 한라산 주변의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하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시승 당일 제주에는 비와 강풍으로 인해 안개가 심했는데, 특히 중산간 지역에는 가시거리가 100m도 채 되지 않는 구간이 곳곳에 있어 속도를 내기 어려웠지만, 덕분에 제주의 맑은 공기와 절경을 포르쉐의 사운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드라이빙 모드는 Wet, Normal, Sport, Sport Plus, Individual 5가지 모드로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는데, 평온한 일상을 즐기기에는 Normal 모드 하나로도 충분했으며, 엔진 사운드도 적당히 사라지고, 서스펜션도 컴포트한 느낌이며, 액셀러레이터 반응 속도 역시 일반적인 세단처럼 부드럽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911 타르가 GTS

본격적인 와인딩 코스가 시작되고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Sport 또는 Sport Plus 모드로 변경하고, 스포츠 배기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팝콘" 터지는 기분 좋은 배기 사운드가 귓가를 때리기 시작한다.

포르쉐 718 카이맨 GT4
포르쉐 718 카이맨 GT4

제주 1100도로의 급격한 커브와 오르막과 내리막이 쉬지 않고 이어지는 도로를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여유롭게 달리며 코너를 정복하고 돌아 나간다. 안개가 있는 구간에서는 최대한 안전을 확보하고 포르쉐 타르가가 주는 넓은 하늘과 주변 풍경을 감상하지만, 안개가 걷히고 도로에 여유가 찾아오면, 모든 힘을 쏟아내며 엔진이 가장 짜릿한 사운드를 내는 순간을 찾아 변속을 이어가며 달려 나간다.

한라산을 도는 1100도로를 굽이굽이 달려 내려 올라가면 뜻밖에 유채꽃이 만발한 도로를 만나게 된다. 도착 지점에 가까운 이곳은 직선으로 길게 뻗은 도로로 마음만 먹으면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 포르쉐의 "빠르기"를 느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포르쉐 911 타르가 GTS를 포함해 시승에 참가한 다른 포르쉐들도 거친 숨을 가라앉히고 여유롭게 유채꽃과 어우러지며 부드럽고 조용하게 경치를 즐긴다.

약 6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라산 주변의 도로를 돌며 포르쉐 아이콘의 헤리티지가 살아 있는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함께 했고, 도어를 열고 차에서 내리며 포르쉐가 주었던 달콤하고 짜릿했던 "꿈"에서 깨어났다.

지금의 포르쉐는 어느 한순간의 사건으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다. 지난 75년간 포르쉐를 만든 페리 포르쉐 박사의 꿈과 철학을 단 한순간도 잊지 않고 지켜왔으며, 포르쉐의 방식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의 꿈이 되는 브랜드 포르쉐는 이제, 전기화, 디지털화, 커넥티비티라는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를 리드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내연기관의 시대는 이제 몇 년 남지 않았다. 포르쉐가 전해주던 가슴 떨리는 엔진의 사운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포르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미래의 전기차 시대에서도 포르쉐는 포르쉐만의 "꿈"을 꿀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우리는 충분히 기대하고 앞으로 다가올 75년 역시 그 "꿈" 기다려도 될 것이다. 대답은 이미 포르쉐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