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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풍의 독특함과 실용성이 느껴지는 차 -i30 시승기-

  • 기사입력 2007.09.06 07:09
  • 기자명 이상원

현대차는 지난 7월 i30를 출시하면서 유난스럽게 기존 국산차와는 차별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명을 영문과 숫자만의 조합으로 만들었고 광고나 카다로그에서도 i30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차라는 점을 부각시켜 왔다.
 
현대차가 i30가 기존 국산차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불모지인 해치백시장 공략을 제대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럽의 경우, 준중형차시장 규모가 지난해 409만대로 승용차 전체 판매량의 32%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치백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해치백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 못해왔다. 때문에 현대차로서는 국내 해치백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아반떼와 쌍벽을 이루는 또 하나의 거대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이다.
 
현대 i30는 획실히 유럽형 해치백 스타일을 추구했다. 품위와 고급성 대신 심플함과 스포티함, 그리고 독특한 개성이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 해치백 모델을 그대로 답습했다.
 
여기에 넓고 편안한 실용성을 한껏 살린 실내와 통통 튀는듯한 서스펜션, 그리고 약간은 거슬리는 듯한 엔진음들이 지금까지 국내에서 봐 왔던 차량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 i30나 기아 씨드의 경우, 당초부터 유럽소비자들을 겨냥, 개발된 차종이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해치백 스타일이 왜 국내에서는 통하지 않았을까? 현대차측은 근본적으로 한국인들은 스포티한 차량보다는 품위있는 세단을 좋아하고 트렁크를 통해 먼지나 소음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진짜 제대로된 해치백모델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데 많은 자동차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현대 i30은 푸조 307이나 폭스바겐 골프처럼 개성과 실용성, 그리고 안정감을 추구한 정통 유러피언 스타일로 개발됐다.
 
i30는 얼핏봐도 푸조 307이나 폭스바겐 골프보다 약간 길고 넓이도 넓어보인다. 실제 제원에서도 이들 두 차종보다 약간 앞선다. 때문에 i30는 외관상으로도 매우 안정감이 돋보인다. 
 
당연히 실내도 이들 차종보다 훨씬 넓다. 다만 엔진배기량이 1600cc로 2000cc급인 이들 차종보다 낮아 출력이나 토크에서 다소 뒤진다. 유럽의 준중형급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폭발적인 파워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연말에 나올 2.0 i30는 파워면에서도 이들 유럽차종과 제대로 견줄만 하다는게 현대차 상품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i30의 외관은 심플함 그 자체다. 하이테크 이미지를 표현한 듯한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 그리고 단순화한 라디에이터그릴 및 엠블렘, 세로형의 안정감 있는 리어램프 등이 매우 개성적으로 디자인됐다.
 
로고 일체형으로 디자인된 테일게이트 핸들이나 커다란 아웃사이드 미러, 그리고 스포티한 쿠페모델에 주로 사용되는 연료도어 필러도 색다른 감각이다.
 
실내 역시 톡톡 튀는 디자인이 곳곳에 눈에 띈다. 독특하게 차량상태를 표시하는 써클이 계기판 중앙에 위치했다. 센터페시아의 온도, 시계, 에어컨 표시판 등 각종 디지털 계기판도 시인성이 뛰어난 블루계통으로 장식됐다.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오렌지계통이 적용된 기아 씨드와는 다소 차별화됐다. 넓찍하게 마련된 대쉬보드 판넬도 안정감을 더한다.
 
오디오나 에어컨 등을 조작하는 각종 스위치들도 조작이 편리하도록 크고 단순하게 디자인했다. 운전석 앞쪽 양 측면의 에어컨덕트는 세로형으로 배치, 스포티한 분위기를 살렸다. 기어 노브도 손잡이를 작게 해 조작성이 뛰어나며 기어박스나 사이드 미러 조정 스위치 등 주요 부분을 크롬으로 도금, 고급성을 살리는데도 공을 들였다.
 
실내가 넓고 높은 대신, 몸이 시트에 착 달라붙도록 해 한층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여느 차종과 달리 비상등과 열선시트 스위치를 센터페시아 아랫쪽에 위치시켰다. 처음엔 다소 어색했지만 운전을 하면 할수록 한층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오목하게 디자인한 도어트림 스위치나 시거라이터에 파란색 조명을 적용한 점도 독특하다. 센터에 마련된 큰 사이즈의 컵 홀더나 널찍한 팔걸이도 실용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넓은 차체 때문에 엔진룸도 여유가 있다. 많은 공간 때문에 정비를 하는데 매우 유리할 듯하다. 후드 고정대가 윗부분에 위치한 점이 독특하다.
 
i30의 엔진음은 매우 조용한 편이다. 앞서 말한대로 배기량이 낮아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체로 무난하다는 표현이 옳을 듯하다.
 
속도를 올리면 고-오옹 소리를 내며 괜찮은 순발력을 발휘한다.
 
서스펜션은 톡톡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탄탄하다. 전 후륜 모두 독일 ZF 삭스사의 가스식 쇽 업쇼버가 적용됐다.
 
일단 탄력을 받게되면 이 때부터 맘에드는 스피드를 느낄 수가 있다.
 
쏘나타급 이상 세단에 적용된 VDC(차체자세제어장치) 때문인지 준중형차답지 않게 코너링시와 고속에서의 주행안정성이 매우 탁월하다.
 
i30에는 준중형급 차량인데도 시동키를 꼽지 않아도 되는 스마키와 열선내장 시트 등 고급 사양들도 적용됐다.
 
i30은 유럽 차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실용성과 독특한 개성을 제대로 느껴 볼 수 있는 그런 차량으로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을 약간만 바꾼다면 색다른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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