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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얽힌 진실과 거짓

  • 기사입력 2006.11.06 15:38
  • 기자명 이상원

1년간 국내 소비량 36억개. 1인당 소비량 74개. 이쯤 되면 라면을 국민 음식으로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온 국민이 평균적으로 5일에 한번씩 라면을 먹는 셈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 사람은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다. 1인당 한 해 소비량이 약 52개인 인도네시아를 한참 앞지르는 부동의 세계 1위다.
 
그렇지만 라면을 기꺼이 자녀에게 주는 부모는 많지 않다. 라면이 건강에 안 좋다는 소문 때문이다. 라면에 관한 않좋은 루머,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방부제 범벅이다?
라면에는 방부제가 없다. 방부제는 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발생하고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약품인데, 미생물은 조직 자체 수분함량이 12% 이상이어야 생길 수 있다. 라면의 수분 함량은 4~6% 수준이다. 따라서 라면에는 방부제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라면의 유통기한이 무제한인 것은 아니다. 라면을 튀기는 데 쓰는 팜유가 산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라면의 유통기한이 보통 5개월 정도다. 팜유는 햇볕을 쬐면 산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보통 라면의 포장은 볕을 가리기 위해 견고하다. 라면도 보관상태와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가능한 한 신선한 것을 먹는 것이 좋다.
 
보통  팜유는 보통 12개월까지 보존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참고로 라면 업계는 1989년 쇠기름 파동이 있었던 이후에는 모두 식물성인 팜유를 사용한다. 쇠기름 파동은 이후 10여년에 걸친 분쟁 끝에 라면업체의 승소로 일단락되었다.
 
 
한끼 식사로 부족하다?
주식으로는 부족하고, 간식으로는 부담스러운 정도다. 라면 하나에는 대략 탄수화물이 65g, 지방이 14g, 단백질이 9g 가량 있다. 열량으로는 약 420kcal. 성인 남성의 하루 필요 열량이 2400kcal인 점을 감안하면,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하다.
 
하지만 이렇게 라면의 영양을 표현하는 것은 마치 반찬을 빼고 밥 한 공기의 영양만 얘기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라면을 먹으면서 달걀을 푼다든가, 반찬을 섭취하면 라면의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양만 보면 라면은 지방과 나트륨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것은 사실이다. 라면 한 봉지에는 보통 2075㎎의 나트륨이 들어 있는데, 세계보건기구의 1일 섭취 기준치는 1968㎎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라면을 먹을 때, 국물을 다 마시지 말라고 권유한다. 또 라면의 면과 스프를 따로 끓인 다음, 면만 덜어내서 스프 끓인 물에 넣어 먹는 것도 지방 섭취량을 줄이는 한 방법이다. 여기에 콩나물 등을 넣어서 색다른 담백한 맛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튀긴 면이 건강에 해롭다?
양쪽 견해가 팽팽하게 갈라선다. 라면 업계도 사활을 걸고 주장을 펴는 대목이다. 일단 면을 놓고 보면 유탕 처리를 하고, 조리를 하면서 자주 열을 받은 탄수화물이 몸에 지나치게 빨리 흡수돼 유해하다는 주장이 있다. 즉, 당이 지나치게 빨리 흡수되면서 몸의 인슐린 분비 체계를 교란한다는 얘기다. 업체에서는 신진대사에서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때문에 무해하다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견해를 취하고 있다. 다만, 한번 튀겨놓았다가 다시 데워 먹는 다른 종류의 튀김과 별다른 차이점이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화학첨가제·환경호르몬이 많다?
라면 스프에 화학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다른 인스턴트식품에 비해서 라면에 화학 첨가물이 더 많이 들어갔다는 증거는 없다.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학술적인 검증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식품의 맛에 필요한 첨가물만, 안전성이 확인된 법규 내에서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발면에서 검출된다는 환경호르몬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은 없다. 최근 플라스틱 용기를 둘러싼 논란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업체에서는 논란을 피해서 점차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 재료를 이용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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