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경청(마음을 얻는 지혜)

  • 기사입력 2007.05.28 22:37
  • 기자명 이상원

이 책은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 시대와 우리 사회에 가만히 상대에게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소통의 지혜인지 일깨워주는 자기계발서다.
 
저자는 보통의 대한민국 40대 전후의 직장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단절된 소통의 답답함을 현실적으로 접근시킨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삶의 터전에서 점점 더 주변인물로 소외되어가는 남성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이 땅에서 직장인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 더불어 잘 살아가기 위해 꼭 한 번쯤은 귀 기울여야 할 삶의 자세를 전하는 책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이다
이청은 별거 중인 아내와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악기 회사에 다니는 30대 후반의 직장인이다. 어느날 그는 심한 두통으로 결근하게 되고 며칠 후 출근한 회사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발표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청은 구조조정에 협조하면 악기 대리점 개설권을 준다는 회사의 제안에 동료들의 비난을 뒤로 한 채 그 일에 적극 협력한다.

그러나 대리점 오픈 당일 아침, 갑자기 심한 어지럼 증세가 나타나며 쓰러지게 된다. 의사는 뇌줄기암을 선고하고 수술조차 불가능한 상황임을 알려온다.

평소 건성으로 알았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그는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자기 편한 대로 이해하고 결정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렇게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살아온 이청에게 ‘들을 수 없는’ 불치의 병이 생긴 것은 운명일까?

이청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지만 이대로 인생을 마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독선적인 행동으로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소외된 처지의 그였지만, 생의 마지막으로 아들에게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바이올린을 떠올린다.
 
우여곡절 끝에 근무하던 회사의 강원도 악기공장에 들어가게 된 그는 회사 내부의 반발과 청력장애 등으로 이토벤이라는 멸시를 받으며 3팀 무급사원으로 바이올린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다. 3팀은 회사 내부적으로 가장 개성이 강하고 고집스러운 장인들을 모아 놓은 수제현악기 제작팀으로, 불평불만만 많은 문제가 심각한 조직이다.

그러나 귀가 잘 들리지 않기에 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에 더 집중하고, 대화 도중에 말을 자르고 들어오지 않는 이토벤의 자세는 입만 열면 서로 으르렁대던 팀원들의 마음을 천천히 녹인다. 평소 경험해보지 못했던 집중적인 경청 덕분에 자신들의 속마음까지 조금씩 꺼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이토벤은 훗날 아들과의 소통을 바라며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얼마 후 이토벤은 최고의 바이올린 목재를 구하러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가 조난을 당하지만 한 노인의 구조로 사흘 동안 산 속 오두막에 머물면서 자연의 소리를 듣고, 만물의 소리에 귀를 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한다. 노인은 스스로 마음을 비우고 들을 준비가 되어야만 상대가 진실을 들려준다는 말을 한다.

다시 공장으로 돌아온 이토벤은 ‘마음의 소리’로 상대와 소통하기 위해 애쓰게 된다. 그런 그의 대화법은 3팀원들의 목표 공유와 완성의 원동력이 되지만 정작 이토벤의 건강은 급격히 나빠지고 바이올린 제작은 계속 장벽에 부딪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