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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디자인과 절정의 주행성. 양면의 매력이 압권인 스포티지R

  • 기사입력 2010.04.11 21:25
  • 기자명 이상원
"이제는 스포티지의 완성이라고 감히 자신할 수 있습니다" 
 
스포티지R이 생산되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가진 스포티지R의 제품 설명회에서 스포티지의 역사를 설명하던 기아차 상품담당 직원은 이번에 나온 3세대 스포티지R에 대해 완성된 작품이라는 표현을 썼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살아있는 생물체 같은 신차에 감히 '완성'이라는 단어를 쓰기는 웬만한 자신감이 없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의 표현은 혼다 CR-V나 도요타의 RAV4가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구 기아자동차의 1세대 스포티지에서 지난 2004년 재 탄생했던 2세대 스포티지에 이어 3세대로 이어지면서 스포티지의 제품력이 어느정도 완성단계에 이르렀다는 뜻일 것이다.
 
디자인만 해도 그렇다. 기아차는 이제 적어도 디자인에서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쏘울과 포르테에서 쏘렌토R, K7을 거쳐 스포티지R과 K5로 이어지는 기아차의 디자인은 이미 전 세계 고객들에게 기아차는 디자인이 다르다는 이미지가 어느정도 형성된 듯하다.
 
어딘지 모르게 불균형이 거슬렸던 기아 신차는 어느틈에 적절한 균형이 잡혔고 인위적이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특유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스포티지R도 주위를 몇 바퀴 둘러봐도 좀처럼 부자연스럽거나 군더더기를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차체 바닥부터 창문 아래까지의 두툼한 바디는 균형감과 안정적인 무게감을 주는 한편 차체 바깥으로 적당히 내민 앞 뒤 휀더의 볼륨감이 당당한 느낌을 더해준다.
 
그릴에서 앞 유리를 타고 지붕 끝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과 시원스럽게 처리한 면들이 만나 날렵하고 매끈한 실루엣을 만들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R의 라인과 면은 최대한 심플하게 뽑아내면서 각종 램프를 이용해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이는 스포티지R 뿐만 아니라 K7에서도 볼 수 있는 기법이다.
 
대형 고급차에서나 볼 수 있던 프로젝션 헤드램프에 K7에서도 인상깊게 봤던 LED 간접조명이 속눈썹처럼 자리잡고 있으며, 독특한 스타일의 안개등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 준다.
 
앞유리의 윗부분과 뒷유리의 아랫부분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같은 라인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특이하다.
 
실내 역시 단순하면서도 조작이 편리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버튼이 달려 있는 면이 똑바로 서 있지 않고 45도쯤 기울어져 있어 누를 때 손목에 부담이 덜할 뿐 아니라 2단으로 나뉘어 안보고도 에어컨과 AV 버튼류를 구분할 수 있었다.  내비게이션 화면도 약간 눕혀져 있어 눈에 쉽게 들어온다. 
 
넓직한 화면의 7인치 내비게이션과 실린더형의 붉은 톤의 계기판과 버튼 조명은 조작성과 시인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느낌이다. 
 
인테리어 컬러는 도어 안쪽을 오렌지 색으로 장식하는 한편 검정색 가죽시트에 오렌지색 실로 스티치를 넣어 포인트를 줬다.
 
인테리어 마감의 재질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대세로 자리잡은 파노라마 썬루프가 적용돼 실내가 꽤 밝다. 파노라마 썬루프는 리미티드엔 기본으로, TLX엔 선택 사양으로 적용된다.
 
시트 포지셔닝이 다른 SUV보다 크게 낮은 것도 특징이다. 스포티지R은 차체 바닥의 높이가 RV 치고는 꽤 낮다. 때문에 차에 타고 내리기는 상당히 편리하다.
 
덕분에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스포티지R은 소형 SUV들과 비교되는 작은 차종이지만, 다리를 둘 공간이 중형 SUV만큼 넓었다.  뒷자리에도 앉아봤지만 무릎이 닿지 않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갖추고 있다.
 
열선 시트도 요즘 분위기에 맞춰 앞 뒷좌석에 모두 기본으로 적용됐고 특히, 운전석에는 좌석에서 시원한 바람을 내뿜는 통풍시트 기능도 적용됐다.
 
글로브 박스는 냉장고로도 쓸 수 있다.  에어컨으로 작동되는 냉장 글로브 박스는 여름에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버튼을 누르자 시동은 부드럽게 걸린다. 디젤 차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조용하고 진동도 없다. 디젤엔진 특유의 겔겔거리는 소리도 거의 없다.
 
기아차는 디젤차 특유의 소음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진동 및 소음대책을 신형 스포티지R에 적용했다고 한다.
 
오르간 타입의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아보니 미끄러지듯 앞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같은 플랫폼, 파워트레인을 사용한 현대 투싼iX 보다는 반응이 약간 늦다는 느낌이다.
 
 계기판에 들어오는 녹색등은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도록 차가 알아서 엔진과 변속기, 에어컨을 조절한다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경제운전 기능)이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기어 변속이 매우 부드럽다. 4단부터 본격적으로 가속이 붙기 시작, 어느새 140km를 훌쩍 넘어선다.
 
 5단부터는 가속력이 한층 붙기 시작하면서 중후한 파워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스포티지R의 출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시간은 9.6초. 기존의 스포티지나 동급 SUV들에 비해 3초 가량 빠르다.
 
쏘렌토R 2.0엔진에서 느꼈지만, R엔진의 파워는 세계 어떤 엔진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120km를 넘어서면서 강한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풍절음이나 바닥에서 들려오는 로드 노이즈가 귀를 거슬리는 일은 별로 없다.
 
진폭 감응형 댐퍼 덕분인지 승차감이 상당히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이다. 235mm의 넓은 타이어 폭도 승차감 향상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심한 코너 도로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핸들링 성능도 우수하고 밸런스도 좋은 편이다. 엔진룸은 마치 무언가가 빠졌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무척이나 넓다. 때문에 정비가 매우 용이할 듯하다.
 
혹시나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까? 좀더 세심하게 관찰해 보니 뒷 범퍼가 너무 얇아 후방추돌 사고시 후진등이나 뒷 휠하우스까지 침범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수리비용이 다른 차에 비해 훨씬 많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아차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너무 세게 부딪치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한다.
 
스포티지R은 절제된 아름다움 뒤에 터질 듯한 야성을 감춘 차다. 양면의 매력을 지닌 스포티지R이 국내외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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