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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는 괴물’ 데이터 센터와의 ‘물’ 전쟁. MS, 연간 2,500개 수영장 물 사용

  • 기사입력 2023.11.30 08:11
  • 기자명 이상원 기자
데이터 센터의 열을 식히는데 엄청난 양을 물이 사용된다.
데이터 센터의 열을 식히는데 엄청난 양을 물이 사용된다.

[M 투데이 이상원기자] 미국 오레곤 주의 작은 마을 더 댈러스(The Dalles) 주민들은 콜럼비아강을 따라 수자원이 풍부하지만 기후는 사막과 같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기온이 최대 48°C까지 치솟는다.

주민 1만5,000명 가량이 사는 이 마을에 올해 물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이 마을 물 총 소비량 중 25% 이상이 구글(Google) 데이터 센터의 인프라 네트워크에 있는 수천 대의 컴퓨터를 식히는 데 사용된다.

현지 매체 오리건 라이브(Oregon Live)에 따르면 구글 데이터 센터의 물 소비량은 지난 5년 동안 3배나 증가했다.

구글은 조만간 콜롬비아강을 따라 데이터 센터 2곳을 더 오픈할 계획이다.

환경론자들은 데에터 센터 구축이 이 지역의 동식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더 댈러스의 물 부족 심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스페인 신문 El Pais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센터를 ‘물 먹는 괴물’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및 생성형 AI 등 관련 기술의 발전으로 데이터 센터의 물 사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에서만 2,500개 이상의 올림픽 수영장에 해당하는 물을 사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네덜란드 소재 데이터 센터 중 하나는 이전에 공개된 최대 물 사용 양의 4배 이상을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

독일 브란덴부르크 당국은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너무 많은 물을 소비한다는 이유로 구글이 해당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거부했다.

올해 9월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버사이드 전기컴퓨터공학부 부교수 렌 샤올레이(Ren Shaolei)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사용자가 인공지능 시스템에 5~50개의 질문을 할 때마다 ChatGPT, 데이터센터는 약 500밀리리터의 물을 소비한다고 밝혔다.

구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의 물 소비량은 2022년 20% 증가했고, 오픈AI 지분 75%를 소유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같은 기간 물 소비량을 34% 늘렸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과 함께 전 세계 하이퍼데이터 센터(5,000개 이상의 서버를 보유한 센터)의 거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해 미국 메타(Meta)의 물 사용량은 2.7% 증가했다. 메타는 조만간 스페인에 슈퍼 데이터센터를 열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연간 6억 리터 이상의 물을 소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센터는 서버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시원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환기 시스템과 함께 물로 냉각시킨다.

냉각탑은 일반적으로 서버 전력 소비량 1kWh당 1~4리터의 물을 소비하며, 여름에는 최대 9리터까지 소비한다.

현재 글로벌 데이터 센터 에너지 소비는 전 세계 총 에너지 소비의 최소 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센터 냉각 시스템의 물 약 20%는 주기가 완료된 후 폐수 처리장으로 배출되며 이 물에는 다량의 미네랄과 염분이 함유돼 있어 섭취도 어렵다.

데이터 센터의 이같은 상황은 국내도 다르지 않다. 네이버나 다음 데이터 센터 역시 많은 물의 소비를 필요로 하고 있어 향후 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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