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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외장디자인 총괄 “스타워즈에서 영감 얻은 EX30. 볼보 디자인 진화 담았다”

  • 기사입력 2023.11.30 11:55
  • 기자명 최태인 기자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글로벌 외장 디자인 총괄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글로벌 외장 디자인 총괄

[서울=M 투데이 최태인 기자] "볼보 EX30는 볼보의 디자인 언어가 어떻게 진보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볼보는 안전한 차이기 때문에 디자인을 통해 이를 시각적으로 더 표현하고자 했다."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글로벌 외장 디자인 총괄(Head of Exterior Design)은 29일 오전 서울 성동구 피치스 도원에서 열린 'EX30 스몰토크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볼보자동차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 SUV 'EX30'
볼보자동차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 SUV 'EX30'

볼보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 SUV ‘EX30’는 지속가능성과 볼보가 추구하는 디자인 언어를 가장 잘 반영한 모델이다. 가장 중요한 안전은 물론 적극적인 친환경 소재 사용 등으로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다.

EX30는 가죽 대신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생산된 소나무 오일로 만든 바이오 소재인 '노르디코'를 비롯해 재활용 데님 또는 플라스틱, 아마(亞麻) 기반 합성 섬유, 재생 폴리에스터를 포함한 울 혼방 소재 등을 차체 곳곳에 사용했다.

볼보자동차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 SUV 'EX30'
볼보자동차 프리미엄 컴팩트 전기 SUV 'EX30'

이와 더불어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볼보 특유의 북유럽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해석도 인상적이다. EX30는 앞서 공개한 플래그십 전기 SUV 'EX90'처럼 디지털이 강조된 차세대 디자인 언어가 반영됐다. 볼보가 새롭게 선보이는 EX30의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티 존 메이어 총괄과 일문일답 시간을 가졌다.

Q. 익스테리어 부분에서 브랑쿠시와 SF 헬멧의 영향을 받았다고 들었다. 앞으로 어떤 영감을 가지고 디자인을 해나갈 것인지?

브랑쿠시는 하나의 덩어리를 가지고 조각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마스터라 할 수 있는 작가다. 계란 모양의 형태를 잘라 측면을 보여주는 작업이 인상 깊었다. EX30의 도어 아래쪽에도 비슷한 방식을 차용했다. 이러한 디자인 언어를 통해 견고하면서도 안전한 느낌을 표현했다.

스타워즈 만달로리안 헬멧에서 영감을 받은 프론트 그릴의 경우, 너무 차갑고 딱딱한 얼굴이 아닌 인간적이면서도 자신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다. 그릴이 없는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릴을 없애는 건 디자인 측면에서도 일종의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그릴을 없앴다. 동시에 공기를 통하게 하는 하부 부분은 입처럼, 토르의 망치는 마치 눈처럼 표현을 해 인간적인 디자인을 나타냈다.

EX30와 XC40 디자인 차이를 설명하는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글로벌 외장 디자인 총괄
EX30와 XC40 디자인 차이를 설명하는 티 존 메이어(T. Jon Mayer) 볼보자동차 글로벌 외장 디자인 총괄

Q. 볼보 EX30에는 EX90에 적용됐던 모션 기능이 있는 독특한 토르망치 램프가 빠졌는데, 최근 공개한 전기 미니밴 EM90에서도 적용되지 않았다. 이는 EX90에만 한정인 것인지? 또 EX30에 샤크안테나가 없어졌는데 이유는?

해당 램프는 EX90에만 적용되는 사양이다. EM90에 적용하지 못했던 이유는 모듈 크기가 커서 EM90에 적용하지 못했다. 픽셀로 디자인한 것은 디지털한 느낌을 주기 위해 EX30, EX90, EM90에 모두 적용됐다.

EX30 루프에 샤크안테나가 빠진 이유는 IP에 숨겼기 때문에 배제됐다. EX90에도 샤크핀이 있긴 하지만, 루프에 높게 솟아오른 형태가 아닌 플랫한 형태로 적용됐다. 반면, EX30 같은 경우는 IP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 EX90와도 시스템이 다르다.

Q. 폴스타와 디자인이 다소 유사한 것 같은데 차별화된 부분이 있는지?

폴스타와 공유하는 디자인 요소는 전혀 없다. EX30은 볼보만의 유니크한 모델이고, 볼보와 폴스타는 별개의 브랜드다.

EX30 디자인의 본질은 현상유지가 아닌 새로운 진화에 있었다. 전기화 시대에, 그릴이 없는 전기차는 디자인에 있어서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게 된다. 디자인 언어를 유지시키는 동시에 진화시키는 과제다. 엔진이 빠지게 되면 디자인적으로 더욱 많은 기회들이 열리게 된다.

전면부 그릴에서는 자신감 있는 그래픽과 젊고 과감한 표현을 볼 수 있다. EX30은 젊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진중한 느낌도 함께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Q. 이번에 토르의 망치를 도트 디자인으로 바꾼 이유는? 또, 친환경이라는 과제 때문에 크롬 도금을 사용할 수 없는데 소비자들은 보통 크롬 요소를 고급스럽다고 느낀다. 그 부분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지난 2014년 처음 도입한 토르의 망치 디자인은 처음에는 아주 솔리드했지만, 세그멘테이션이 이뤄진 EX90 이후부터는 디지털한 표현으로 전환됐다. 이 디자인은 테일램프와도 연관성이 있다. C40 리차지 이후 세그멘테이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테일램프를 분할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테일램프의 분할을 창의적으로 이뤄내며 아래, 윗부분이 조화롭게 디자인됐다.

크롬의 경우, 대신 윈도우 쪽에 블랙 표현을 가미해 좀더 EX30에 어울리는 모던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가미했다. EX30의 블랙 루프 역시 좋은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나올 차들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하기 어렵지만 고객의 선호에 맞게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다.

Q. 인테리어에서 수평의 대시보드, 수직의 에어벤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디자인 요소 같은데, 어떤 테마에서 영향을 받았나?

에어벤트는 마치 떠 있는 듯한 블레이드의 형상을 차용해 전통적인 베젤 디자인과 결을 달리 했다. 얇은 수직 형태의 에어벤트는 프리미엄한 감성을 주고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기도 한다.

Q. 클러스터 통합, 물리버튼을 대체하는 터치 버튼, 세로형 중앙 스크린 등 여러 디자인 요소에서 테슬라와 비슷한 느낌이 있다. 추가로, 일체형 사운드바는 어떻게 사운드 입체감을 구현하는가?

레이아웃의 경우 중앙 집중화라는 뚜렷한 테마 하에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글로브박스를 중앙으로 옮긴 것은 운전할 때 반대쪽으로 손을 뻗을 필요 없이 보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조수석 무릎 공간을 확보하게 한다. 글로브박스 버튼이 핸들 아래에 있게 되면 몸을 기울여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운전자와 가까운 스크린에 버튼을 배치하는 게 편할 수 있다.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주행 관련 정보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운드바의 경우 홈 오디오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았다. 앞유리 하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앞유리를타고 사운드가 흐르며 차량 전체에 입체적으로 전달된다. 앞자리와 뒷자리에 직접 타보며 EX30의 사운드를 들어봤다. EX30의 사운드 퀄리티는 놀랍다고 자신할 수 있다.

Q. 물리버튼이 거의 없는데 도로 상황에 집중할 수 있나? 안전의 볼보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물리버튼의 경우 핸들에도 볼륨 조절, 맞춤형 숏컷 등의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센터 스크린 홈버튼 위의 컨텍스추얼 바를 통해 운전 상황에 맞는 숏컷 버튼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원하는 버튼을 매번 찾을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주차 상황에서는 트렁크 버튼을 노출시키고, 주행 중에는 사이드 카메라 등의 숏컷 버튼을 노출시키는 식이다.

Q. 소비자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프리미엄 소재가 없다는 걸 아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 왜 가죽을 배제했는지?

노르디코를 예를 들어 보겠다. 가죽의 장점인 부드럽고 쉽게 닦을 수 있는 특성을 그대로 이으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였다. 또한 울 혼방의 경우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느낌을 부여한다. 이러한 속성들이 프리미엄한 느낌을 준다.

EX30을 타는 고객들은 지속가능성에 많은 신경을 쓰는 고객층이기도 하다. 색상, 소재, 마감 등의 분야에 있어서도 의류업계의 영향을 받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의 아이디어를 벗어나 다양한 아이디어를 채용했다. 이를 통해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직접 앉아보면 마치 수트를 입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의 경우 볼보자동차의 테크펀드를 통해 투자하는 회사에서 제작한 것이다. 아마는 리넨 식물에서 생산되는 소재이다. 이 소재는 생산 과정에서 폐기되기도 하는데 볼보는 여기에 새로운 목적성을 부여해 재탄생시켰다. 아마는 매우 경량의 소재이기도 한데, 전기차에는 이런 경량화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직선이 아닌 자연스러운 패턴 역시 매력적이고 프리미엄한 소재다.

Q. 요즘 전기차는 차체를 플러시 타입으로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들을 하는 추세인데 EX30는 기존의 도어 핸들을 사용했다. 공기역학에 별 영향이 없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심리적인 요인 등을 고려한 결과인가? 또한 2열 벨트라인이 치켜 올라가 있는데 볼보의 SUV 라인업의 캐릭터인가?

전기차를 만드는 데 있어 공기역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가장 중요한건 밸런스다. 지금의 도어 핸들은 견고하고 심플해서 EX30의 캐릭터와 어울린다. 플러시 타입을 차용한다고 해서 공기역학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굳이 도어 핸들을 없앨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치켜 올라간 벨트라인은 볼보 SUV의 시그니처다. 직선보다 더욱 역동적이고 일관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볼보는 멀리에서도 볼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르의 망치도 마찬가지고, 수직의 테일램프도 가시성이 좋아 더 안전하기 때문에 EX30에서도 그 요소들을 이어갔다.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DNA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도전 과제와 같다. 브랜드의 DNA는 마치 요리 재료와 같은 것이다.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발휘해 재료를 요리해야 하는 셈이다. 볼보의 DNA에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가미해 새로운 요리가 탄생한다.

Q. 디자인에 있어 엔지니어와의 갈등은 없는지?

엔지니어와는 늘 갈등이 있다(웃음). 하지만 그 부분은 내가 일을 하며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하다. 무언가를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은 흥미로운 작업이다. 전기화 트렌드는 우리에게 더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를 부여한다. 우리는 많은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목표는 하나다.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EX30 디자인에 있어서는 특히 공기역학에 대한 논의가 오래 있어왔다. 예를 들어 주행거리 개선과 공기역학을 위해 루프라인을 보다 곡선으로 떨어뜨릴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이다. EX30는 다목적성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여기에 주로 초점을 두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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